원·달러 환율 1160원선으로…추가 상승이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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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60원선으로…추가 상승이 쉽지 않은 이유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1.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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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기대 유효...위험회피 성향 제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미·중 무역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두 정상의 ‘1단계 합의’ 서명을 앞두고 관세 등 핵심 사안을 둘러싼 마찰이 감지된 탓이다. 다만 협상 기대감이 유지되는 만큼 충격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3원 오른 1166.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중이 1단계 합의안에 담길 세부사항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자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합의에 ‘단계적 고율 관세 철회’ 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난색을 표하며 “(중국은) 내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고 반박했다.

그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가능성을 선반영해왔다. 양국은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도달, 현재 정식 문서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외환시장 역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됐고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만약 미·중이 ‘고율 관세’라는 무역분쟁 핵심 사안에 계속해서 이견을 보일 경우 위험회피성향을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 전환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미·중이 1단계 합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실질적인 협상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하는 데에서 영향력이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단계적 고율 관세 철회’ 방안에 선을 그으면서도 “중국과 (1단계) 합의를 할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보다 합의 타결을 더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단계 합의에서 ‘단계적 고율 관세 철회’를 시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 방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중이 협상 과정에서 ‘고율 관세’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관련 논의에 진전이 있다는 분석이다. 빠르면 내년부터 관세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양국 간 신경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한하는 요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중 간 관세 철폐 기대가 약해지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을 예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 외에는 주요국 경제지표가 외환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오는 15일까지 ▲중국 10월 소매판매·산업생산 ▲미국 10월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 ▲미국 10월 소매판매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이 잇달아 발표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울 만한 양호한 지표가 발표된다면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오는 13~14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설 또한 관심을 모은다. 파월 의장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 때처럼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시각을 유지할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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