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폭력진압 지시한 행정수반, 물대포 맞은 이슬람사원에는 '즉각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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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폭력진압 지시한 행정수반, 물대포 맞은 이슬람사원에는 '즉각 사과'
  •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 승인 2019.10.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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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친정부세력 이슬람사원에 물대포 오인 발사
현지언론 "부상당한 시민은 외면...불만 증폭"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오피니언뉴스=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시민들은 20일 범죄인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시내 침사추이 지역에서 이어갔다.

이번 시위에는 경찰의 물대포차가 등장했는데, 경찰이 시위진압을 위해 사용한 물대포가 홍콩내 친정부 성향인 이슬람사원으로 발사돼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21일 오전 이슬람사원을 찾아 종교지도자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에 대해 홍콩 언론들은 경찰 폭력으로 입원한 시민들을 찾지 않은 람 장관이 이슬람교 사원은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찾아 사과한 것을 두고 비판하고 있다.    

20일 집회에서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응하기 위해 화염병을 던졌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 초반부터 폭력사태가 예고됐었다. 

경찰 물대포차, 이슬람교 사원 공격

이날 경찰은 시위 진압용 물대포차 2대를 출동시켰다. 물대포차 한 대가 침사추이에 있는 이슬람교 사원 정문에 있는 사람들에게 푸른 물대포를 세게 발사했다. 이슬람교 사원 정문에 있었던 입법회 제레미 탐(譚文豪) 입법원 의원 및 기자 몇 명은 경고 없이 발사된 물대포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슬람 사원의 대문과 바닥도 순식간에 푸른색이 됐다.

경찰의 의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 물대포차가 운전 도중에 사원 정문 앞에 멈춰서 시위자 없이 취재를 위해 자리한 기자들에게 갑자기 푸른 물대포를 발사한 것이 여러 비디오에 선명하게 찍혔다. 물대포로인해 푸른색으로 물든 100년 넘는 역사가 있는 이슬람교 사원은 홍콩의 이슬람 신자의 모임 장소이며 홍콩 종교 건물 중에서도 대표적 건물이다.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쏜 물대포가 홍콩 침사추이 지역 이슬람교 사원 정문앞을 푸르게 물들였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쏜 물대포가 홍콩 침사추이 지역 이슬람교 사원 정문앞을 푸르게 물들였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캐리 람 정부, 경찰 물대포 이슬람교사원 공격 즉각 수습 나서 

이번 시위 전에 시위대와 홍콩에 있는 남아시아인(파키스탄, 인도, 네팔, 벵골 등 주요 이슬람 국가)간의 관계가 긴장선을 타고 있었다.

반 정부 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대표가 지난 17일 해머, 스패너 등으로 일부 극우 시민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중상을 당했다. 목격자는 지미 샴을 공격한 괴한 4명이 남아시아 사람이라고 진술했다.

한 시위자가 남아시아 인터넷 커뮤니티에 복수하겠다는 말을 남기면서 홍콩내 이슬람교도와 일반인들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입원한 지미 샴은 남아시아 사람에게 복수하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리고 홍콩에 거주하는 남아시아 사람들이 시위대 간 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남아시아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건물인 청킹맨션 (重慶大廈: 유명한 영화 중경삼림(重慶森林)에 나왔던 건물) 앞에서 이날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푸른 물대포를 맞은 한 이슬람교 신자는 경찰이 홍콩내 이슬람교인들에게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고 분노하며 인터뷰에서 말했다. 물대포차가 떠난 직후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이슬람교 사원을 청소하고 푸른물을 지우고 원래의 모습으로 신속하게 회복시켰다.

홍콩 경찰은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경찰은 물대포차가 당시 시위군중을 해산시키는동안 이슬람교 사원의 정문에 뜻하지 않게 푸른 물대포를 발사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찰당국은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단시간에 이슬람교 지도자에 연락해 유감을 표명하고 언제나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하윤승(何潤勝)침사추이 총경은 저녁에 사원을 찾아가 이슬람교 지도자를 만났다. 하 총경은 이슬람교 지도자에게 경찰의 입장을 다시 설명하고 하 총경과 함께 사원에 간 약 10 명의 경찰이 사원 정문을 청소했다.

하윤승(何潤勝 ·오른쪽)침사추이 총경이 이슬람교사원을 찾아 이 사원 지도자에게 유감을 표명하며 경찰 입장을 설명했다. 사진=홍콩 경찰제공, 짐호영 통신원.
하윤승(何潤勝 ·오른쪽)침사추이 총경이 이슬람교사원을 찾아 이 사원 지도자에게 유감을 표명하며 경찰 입장을 설명했다. 사진=홍콩 경찰/Jim HorYeung통신원.

이슬람 지도자에게 고개 숙인 캐리 람...시민 불만 '증폭' 

사고 발생 이튿날인 21일 오전 11시(현지시간)캐리 람 행정장관과 경찰 스테판 로(盧偉聰) 경무처장이 사원에 방문했다. 이 역시 지난 6월부터 시위가 발생한 이례적인 사건이다. 람 장관 일행은 사원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람 장관을 사원에서 면담한 홍콩 이슬람교 지도자는 람 장관 및 로 처장이 회의에서 사과의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이슬람교 지도자는 “경찰로부터 사원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들었고 사원에 아무런 파손도 없었기 때문에 정부의 사과를 받기로 했다”면서 “홍콩내 이슬람교 각 계는 진정하고 있으며 어떠한 보복적인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선 이슬람 사원 근처에 한 천주교 성당도 경찰로부터 푸른 물대포 공격을 받았다. 빈과일보(蘋果日報)를 비롯한 현지언론은 “람 장관이 경찰의 물대포 공격을 받은 이슬람 사원에는 즉시 찾아갔지만 같은날 경찰의 공격을 받은 천주교 성당과 시위에 참여했다가 다쳐 입원 중인 시민들에겐 찾아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홍콩 시민 약 35만명은 지난 20일 오후 홍콩 침사추이 (尖沙咀)에 모여 범죄인인도법(송환법)안을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5대 요구사항(▲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을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 Jim Hor Yeung(짐호영) 홍콩 통신원은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인이다. 한국의 문화와 정세에 관심이 많은 홍콩 저널리스트로 현재 홍콩현지 방송국에서 보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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