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1.8조에 인수하는 넷마블...'구독경제' 선택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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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1.8조에 인수하는 넷마블...'구독경제' 선택 까닭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0.14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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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원 및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
"넷마블, 게임 산업 성장성은 여전"
"기회만 된다면 M&A시장 적극 나설 것"
넷마블 14일 웅진코웨이 지분(25.08%, 1대 주주) 매각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제공=넷마블, 연합뉴스
넷마블 14일 웅진코웨이 지분(25.08%, 1대 주주) 매각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제공=넷마블,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신(新)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스마트홈 구독경제' 시장에 진입하는 것.”

넷마블이 실물 국내 구독경제’ 1위 기업 웅진코웨이 지분 인수와 관련해 14일 오후 컨퍼런스콜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구독경제는 일정 기간동안 정해진 요금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소유의 종말’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생긴 신종 사업 모델이다.

넷마블은 이날 웅진코웨이의 지분(25.08%, 1대 주주)매각 본입찰와 관련해 “매각주관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IB(투자은행)업계는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지분 25.08% 인수대금으로 약 1조 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넷마블은 현재 게임 외에 ▲IP(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AI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등 다양한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기존에 투자한 사업들은 성장 초기 단계여서 투자규모가 적고, 수익 창출력이 제한적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웅진코웨이 인수를 발판으로 ‘스마트홈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구독경제 사업 모델은 기존 생태계와 충돌이 없고, 안정된 현금 흐름 창출 등을 이유로 최근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컨텐츠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업으로는 ‘넷플릭스’가 있으며, 렌탈 등의 ‘실물 구독경제’는 지역 커버리지 문제로 아직 모델 변화가 느린 상황이다. 다만 IT기술과 결합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4차산업 주목 ‘구독경제’, 성장 가능성은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개인 및 가정용품 렌탈 시장이 올해 8조5000억원에서 내년 10조7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이른바 ‘실물 구독경제(렌털)’ 시장에서 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또한 최근 3년(2016년~2018년) 매출액은 2조2045억원에서 2조3955억원으로 8.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3687억원에서 4772억원으로 29.4% 늘었다. 계정수 역시 지난해 기준 701만개(국내 590만개, 해외 111만개)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향후에도 동남아 및 미국 시장에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독경제의 잠재력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관심 대상이다. 최근 AI(인공지능)·클라우드 기술 및 배송망의 발전으로 지역 커버리지 문제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최근 도어벨 카메라로 방문자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업체 ‘RING’을 10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동작, 습도, 온도센서로 가족 생활패턴을 파악해 최적의 냉난방 제공하는 기술을 구현한 NEST를 30억달러에 품었다.

웅진코웨이 역시 북미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공기청정기에 탑재된 IoT 센서가 필터 교체주기를 계산한 후 주문하는 서비스(DRS·자동주문)를 아마존과 제휴했다.

넷마블은 게임 사업을 통해 축척한 AI뿐 아니라 클라우드, 유저 빅데이터 분석 및 운영 노하우를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모든 제품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의 구독경제 사업 단기 목표. 사진제공=넷마블
웅진코웨이 인수 후 기대되는 넷마블과의 시너지. 사진제공=넷마블

◆非게임으로 눈 돌린 넷마블, 성장 한계 느꼈나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게임 산업 성장에 대한 한계를 느껴 다른 사업에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자체적 사업 다각화 차원”이라며 “게임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웅진코웨이 인수는)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으로 구독경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길 바란다”이라며 “넷마블은 최근 몇 년 동안 카밤·잼시티·엔씨소프트·빅히트 등 게임 산업 관련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지식재산(IP)에 2조원 가까이 투자했고 앞으로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마블, 웅진코웨이 인수 실탄 충분…게임 M&A도 적극 대응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25.08% 지분 인수를 위한 1조8000여 억원의 자금조달과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활용하고, 뛰어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게임 산업 M&A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넷마블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2조7239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7201억원이다. 부채비율도 23.1%에 불과하고, 단기차입금(138억원)도 사실상 없는 상태다.

아울러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의미하는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매년 3~4000억원 정도 발생한다. 지난해는 3217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는 1226억원으로 집계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고속성장 중”이라며 “우량 자회사 확보로 인해 넷마블의 안정적인 성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IT 기술 및 운영 노하우를 접목,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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