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역대 조커들중 가장 처연(凄然)한 조커, 호아킨 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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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역대 조커들중 가장 처연(凄然)한 조커, 호아킨 피닉스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10.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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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리버 피닉스 죽음 딛고 '조커'로 명배우 등극
아역배우로 출발, '글래디에이터'의 카리스마 연기로 주목받다
채식주의자...가죽의상도 거부하며 동물보호에 앞장서기도
IMDb
불행한 어린시절을 겪은 조커 ' 아서 플렉'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 사진=IMDb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잭 니콜슨,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
역대 조커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그들의 필모그래피에 자랑스럽게 새겨질 가장 복합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또한 극의 설정과 캐릭터 성격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로 하여금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가장 최근의 '조커' 호아킨은 극중 아서 플렉으로 연기하기 위해 무려 52파운드(약 23kg)를 감량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사과와 상추만 먹었다는 호아킨.

'조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캐릭터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이 교차했지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여서 수락했다고. 가장 어려운 부분은 조커의 웃음소리. 고통스럽게 웃는 사람들의 비디오를 참고했다고 전해진다.

영화 '행오버' 시리즈로 유명한 감독 토드 필립스와 공동 시나리오를 맡은 스캇 실버는 처음부터 조커 역에 호아킨 피닉스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한다. 심지어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호아킨의 사진을 보며 상상했다고.

 

◆아역배우로 출발한 호아킨

호아킨은 1974년 10월 28일 푸에르토리코 산 후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호아킨 라파엘 보텀. 부모는 둘다 미국인으로 ‘하나님의 자녀’(Children of God, 1968년 미국에서 창설된 교파)의 선교사들이었다. 

채식주의자였던 그의 부모는 자녀들 이름을 자연친화적으로 지었다. 큰 아들 이름은 '리버', 큰 딸은 '레인', 작은 딸 '리버티', 막내딸은 '섬머'. 자신의 이름만 개성이 없어 불만을 느낀 호아킨은 네 살 때 리프(Leaf)로 바꿔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그 후 보텀 패밀리는 중남미 여행중 새로운 출발을 위해 가족 성(姓)을 피닉스(Phoenix)로 개명했다.

여섯 살 때 LA로 이주한 피닉스 가족. 어머니 알린이 NBC에서 비서로 일하게 되면서 알게 된 에이전트를 통해 5남매 모두 TV 광고로 데뷔했다. TV광고를 통해 스타가 된 남매들 중 리버가 가장 먼저 시트콤에 캐스팅됐고 호아킨도 여덟살 때 형 리버가 출연한 시트콤 ‘7인의 신부’에 단역으로 첫 출연한 후 단편 영화 '악의 꽃', TV 드라마 '식스팩', '제시카의 추리극장'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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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 때 '스페이스캠프'에 가장 어린 승무원 역할로 데뷔한 호아킨. 사진=IMDb

장편영화 데뷔는 1986년 개봉한  ‘스페이스 캠프’. 가장 어린 승무원 맥스 역할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그 후 TV 드라마 '수퍼보이', '시크릿 위트니스'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1989년 피닉스 가족은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스탠바이미' 이후 영화배우로 입지를 다진 리버와 달리 호아킨은 아직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다행히 플로리다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만들어지면서 바로 아역배우로 캐스팅된다. 스티브 마틴과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코미디 영화 ‘우리 아빠 야호’에서 연기를 인정받았으며 한편으로 이 영화는 '리프 피닉스'의 이름으로 활동한 마지막 영화가 됐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비슷한 청소년 연기에 싫증을 느낀 호아킨은 더 큰 세상을 보고 싶어했다. 단편영화 '워킹 더 독'(1991)을 끝으로 연기를 잠시 중단하고 마침 부모가 별거중이었던 상황에서 호아킨은 아버지를 따라 멕시코로 이주한다.

 

글래디에이터.
광기어린 황제 코모두스 연기로 호평받은 호아킨. 영화 '글래디에이터' 스틸 컷.사진=IMDb

 

리버 피닉스의 동생에서 배우 호아킨 피닉스로 인정받다 

그가 다시 대중들 앞에 드러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형의 죽음 때문이었다. 1993 년 10 월 31 일 리버 피닉스는 할리우드 나이트 클럽에서 약물을 과다복용,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3일 전 열아홉살이 된 호아킨은 형 리버, 누나 레인, 친구들과 함께 클럽에 있었다. "클럽에서 형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자신의 음악을 음반으로 제작할 생각에 무척 들떠 있었다”며 회고했다. 형이 쓰러지자 호아킨은 클럽을 나와 대로를 가로질러 공중전화로 911에 신고했는데 미디어의 지나친 취재경쟁 때문에 그 당시 급박한 통화내용이 후에 TV와 라디오에 방송되기도 했다. 

영화 '아이다호'에서의 호연으로 '전미 비평가 협회' 남우주연상과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유망한 스물 세살 배우의 사망은 너무도 충격적이고 미스터리했다. 미디어들의 취재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피닉스 가족이 장례식 후 리버가 생전 가족을 위해 사들인 코스타리카의 목장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에도 카메라와 리포터가 들이닥치는 등 일부 미디어와 파파라치의 몰상식에 염증을 느낀 호아킨은 잠시 할리우드를 떠난다. "연기도 그만 두고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형의 죽음과 그에 따른 트라우마는 호아킨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겨 연기를 다시 시작한 후에도 한동안은 공식석상에 잘 나오지 않는 등 미디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많은 감독들이 그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고 응답을 기다렸으나 그를 다시 할리우드로 돌아오게 한 감독은 '아이다호'에서 리버를 캐스팅했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이다. 호아킨은 그의 복귀작이자 성인으로서의 첫 작품을 ‘투 다이 포’(1995)로 선택했다. 이 작품은 호아킨 피닉스의 이름으로 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서 호아킨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철없는 십대를 연기하면서 대중에게 복귀 신고를 했다.  

호아킨의 이름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서사시 '글래디에이터'(2000). 호아킨은 이기적이고 편집증적인 코모두스 황제역을 맡아 열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방송영화비평가협회에서 선정하는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최우수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구릿빛의 검투사 막시무스(러셀 크로우)와 대비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호아킨은 체중을 늘리고 창백한 안색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흥행에도 성공했으며 당시 스물여섯이었던 호아킨은 드디어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배우로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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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니 캐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앙코르' 스틸 컷. 사진=네이버영화


그 후 '식스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미스터리물 '싸인', '빌리지' 그리고 가수 조니 캐시의 전기 영화 '앙코르'의 주연을 맡으며 연기의 폭을 확장했다. 조니 캐시의 힛트곡  ‘Walk The Line’이 원제인 '앙코르'는 골든글로브 3개 부문(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호아킨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탔으며 극중 노래도 직접 불러 '그래미상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을 수상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 여성 관객의 호응을 얻었던 영화 'Her'에서는 컴퓨터 운영체계와 사랑에 빠지는 고독한 남자 '테오도르'로 등장, 그간 호아킨의 캐릭터중 가장 사랑스럽고 따뜻한 캐릭터로 관객에게 여운을 남겼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에서는 끔찍했던 유년기와 전쟁 트라우마에 갇혀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 연기로 칸영화제 남자배우상을 수상했으며, ’투 다이 포' 이후 다시 만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돈 워리'에서는 사고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금주모임에 나가는 존의 역할을 무겁지 않게 그러면서도 힐링을 주는 연기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PETA 트위터
LA 시청 앞에서 '동물서커스금지법' 법안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호아킨. 사진=PETA 트위터

 

호아킨에 관한 특별한 사실들

호아킨이 영미권에서 실제로 불리는 발음은 '와킨 (Wha-keen)'이다.

채식주의자여서 '글래디에이터' 촬영 당시 동물 가죽으로 만든 의상을 거부하고 인조가죽으로 다시 제작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철저한 채식주의를 지키고 있는 호아킨은 현재 동물 보호 단체인 'PETA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배우 벤 에플릭의 동생 배우 케이시 에플릭과 구스 반 산트 감독과 절친. 뉴욕 맨해튼의 같은 아파트에 산다. 배우 맷 데이먼과도 절친이며 배우 키아누 리브스,  히스 레저와도 친했다고 한다.

2019년 7월 21일  배우 루니 마라와 약혼을 발표했다. 루니는 'Her'에서 호아킨과 처음 만났으며 TV 시리즈 '막달라 마리아' 촬영 때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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