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탄핵정국 틈타 ‘스몰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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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탄핵정국 틈타 ‘스몰딜’ 노린다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9.10.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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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무역협상서 산업통산정책 개혁의제 거부
류허 중 부총리, 동행 고위관리에 관련 방침 알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오는 10일 미중무역협상을 앞두고 핵심쟁점 논의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룸버그
류허 중국 부총리가 오는 10일 미중무역협상을 앞두고 핵심쟁점 논의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룸버그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이 미국과 재개하는 무역협상에서 산업·통상정책 관련 핵심쟁점에 대한 논의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측 협상단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오는 10일 고위급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에 동행하는 중국 고위관리들에게 관련 방침을 알렸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류 부총리는 중국 산업정책이나 정부 보조금 지급에 대한 개혁 약속을 협상안으로 제시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비롯 중국의 국가주도 기간산업 발전전략은 미국 정부가 그동안 무역협상에서 핵심의제 가운데 하나로 삼아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정책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중국과의 불공정한 무역이 지속된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뿐 아니라 의회도 중국 산업 보조금 정책의 핵심이자 명분인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전략 때문에 미국의 기술패권이 위협을 받는다고 우려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금지 △산업보조금  지급관행 근절 △지식재산권 보호 △환율조작 금지 △농산물·서비스 시장 개방 등을 무역협상을 통해 이룰 목표로 설정했다.

양국은 올해 5월 무역협상이 결렬되기 전까지 이들 사안을 의제로 설정해 논의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협상단이 이번에 계획대로 의제를 제시한다면 미국의 핵심요구 가운데 하나가 협상에서 배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중국이 점점 더 미국과의 포괄적 무역합의를 추진하는 데 주저하며 의제를 상대적으로 쉽게 양보할 수 있는 범위로 좁히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는 사실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 선거의 유력 야당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의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우크라이나에 외압을 행사한 정황 때문에 미국 하원의 탄핵조사를 받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위기에 몰리면서 치적에 더 집착하게 됨으로써 중국이 우위가 됐다고 보고 있다.

무역전쟁이 지속함으로써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기업들에 돌아오는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에서 느끼는 압박 가운데 하나로 관측됐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탄핵정국과 협상력 약화의 연관성을 부정하며 중국에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원하는 '스몰딜' 대신 전체를  아우르는 '빅딜'을 성취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재진을 만나 "우리가 무역합의를 체결한다는 면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까다로운 합의를 위해 협상하고 있다"며 "그 합의가 우리에게  100%가 아니라면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5월 미·중 협상이 결렬된 이후 양국의 접촉에 대한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포괄적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양국 논의의 초점은 협상 재개의 방식이나 금융시장을 흔드는 관세전쟁의 악화를 피할 방안처럼 제한적 합의를 위한 일정표에 불과했을 뿐 핵심적인 쟁점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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