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팬덤 문화] ②아이돌 세계에 빠진 중년여성 드라마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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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팬덤 문화] ②아이돌 세계에 빠진 중년여성 드라마 팬들
  • 김서나 패션에디터
  • 승인 2019.09.30 17:3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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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토토가’ 시리즈를 계기로 아이돌 세계에 복귀한 중년여성 팬들
드라마에 몰입하듯 아이돌에 감정이입, 새로운 팬덤 활동에 푹 빠져

[오피니언뉴스=김서나 패션에디터] 아이돌의 팬이 될 수 있는 나이제한이란 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학창시절 아이돌에 관심을 쏟고 응원을 하다가도 나이가 들어가면 한 발짝 물러나서 가볍게 관망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

그런데 최근엔 어떤 소녀 팬들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헌신적으로 팬덤 활동에 열중하는 중년 여성 팬들이 많이 늘었다.

드라마 속 배우에 빠져 지내던 이들이 어떻게 아이돌 팬덤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 ‘응답하라’, ‘토토가’가 불러 온 ‘팬질’의 추억

1997, 1994, 1988년을 배경으로 제작해 복고 열풍을 일으켰던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그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2012년 방송된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은 그룹 H.O.T.의 열혈 팬이었던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시 젝스키스(이하 젝키)의 팬들과 대립하던 원조 ‘빠순이’의 모습을 그려내 큰 관심을 모았다.

1세대 아이돌의 양대 산맥 H.O.T.와 젝키는 그 팬들간의 과도한 경쟁으로도 아이돌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는데, 드라마 '응칠'이 지난 날 빠순이였던 시청자들의 추억을 되살려준 것.

그리고 그 흐름을 ‘무한도전-토토가’가 이어받았다.

2014년 MBC 무한도전은 ‘90년대 인기 가수들을 불러모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을 방송했는데, 무대와 멀어져 있던 가수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등장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젝키를 주인공으로 한 ‘토토가2’, H.O.T.의 ‘토토가3’가 제작되었고, 유사한 ‘추억팔이’ 아이템으로 JTBC의 ‘슈가맨’ 시리즈까지 만들어졌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임팩트는 아무래도 ‘토토가2’를 통한 젝키의 재결합이었다.

갑작스런 해체로 팬들에게 충격과 아쉬움을 많이 남긴데다, 방송에서 얼굴이 안보이던 멤버들이 많았던 만큼, 이들의 극적인 재결합은 예전 젝키빠들의 재결집을 이끌어냈고, 올드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바탕으로 젝키는 정식 활동까지 재개하게 되었다.

다시 고교생의 마음으로 돌아간 젝키 팬들은 온라인을 거점으로 한 새로운 팬덤 문화를 배워가며, 10대팬들에 뒤지지 않는 열정으로 ‘팬질’ 중이다.

무한도전 토토가 (사진=MBC 제공)
무한도전 토토가. 사진=MBC 제공

◆ 드라마에 빠져들듯, 아이돌의 스토리에 감정이입

추억의 젝키 오빠들의 복귀에 이어 중년 여성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사건이 또 등장하는데 바로 강 다니엘을 앞세운 ‘프로듀스 101 시즌2’.

여성 아이돌 101명의 후보 가운데 시청자들이 직접 새로운 걸그룹 멤버들을 투표로 선정하는 ‘프로듀스 101’이 성공을 거두자, 엠넷은 2017년 남성 버전으로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내놓았는데, 이는 중년 여성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이들이 아이돌 팬덤에 대거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전에도 여러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투표 참여를 하는 시청자들의 특징은 실력보다도 그 후보자의 사연에 동요된다는 점. ‘프로듀스 101 시즌2’도 예외가 아니었다.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돌들은 자신의 외모, 재능 등을 어필하는데, 이와 함께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후보 아이돌들의 스토리가 소개된다. 왜 데뷔를 못했는지, 왜 데뷔하고도 성공을 못했는지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연습에 매진하는 젊은이의 안쓰러운 모습이 방송되는데, 마치 드라마에 꽂히듯 감정 몰입한 여성 시청자들은 실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음으로 투표하는 것.

이렇게 서바이벌 투표를 통해 결성된 워너원은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점들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

무조건 자신이 응원하는 후보가 뽑혀야 했기에, 방송 과정 내내 견제와 시기가 이어졌던 데에서 그치지 않고, 종료 후에도 누가 왜 선택을 받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논란이 이어진다. 올해 ’프로듀스X101’을 통해 결성된 워너원의 후배, 엑스원은 결국 투표 조작 의혹을 규명하라는 ‘진상위원회’가 꾸려지고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고소, 고발이 이루어진 상황.

또한 프로그램의 편집에 영향을 받은 시청자들의 감정적인 투표로 멤버가 결정되다 보니, 팀 내 역할 분담이 확실한 다른 아이돌 그룹에 비해 팀 구성이 허술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방송국 주도의 아이돌 제작은 결과적으로 K팝 브랜드의 가치 하락까지 위협하기도 한다.

프로듀스 X 101 (사진= 연합뉴스 / 엠넷 제공)
프로듀스 X 101 (사진= 연합뉴스 / 엠넷 제공)

◆ 애국심에 불타올라, 종교처럼 단단해진 팬덤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여성 팬들이 내부 경쟁으로 뭉치지 못하는 와중에 이들 가운데 상당수를 흡수한 아이돌이 있었으니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꾸준히 성장해가던 팀이었는데, 어느새 빌보드 차트를 장식하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이루게 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팬들이 늘어났고, 전세계 어떤 아이돌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팬덤이 구축되었다.

방탄소년단의 업적이 톱뉴스로 연이어 보도되자,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대중도 뒤늦게 이들의 음악과 영상을 찾아서 듣고 보면서 점차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덤)의 일원이 되어갔는데, 물론 방탄소년단의 매력에 빠진 순수한 팬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가운데엔 다른 심리가 작용한 케이스도 적지 않다.

‘피, 땀, 눈물’을 흘리며 노력한 끝에 글로벌 넘버원 아이돌로 등극한 방탄소년단의 스토리에 일부 여성 팬들이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느끼면서 ‘국뽕’(지나친 애국심 의미)을 맞은 것.

한국인의 특성 중 하나는 개인주의보다는 집단주의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일단 누군가가 대세로 떠오르면 그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큰데, 막강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을 함께 응원하며 소속감과 성취감을 공유하던 와중에 ‘국위선양’이라는 대의까지 더해지면서 그 아이돌은 신성불가침이 되었다.

흠집을 내어선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제 방탄소년단의 뉴스만 떴다 하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서 댓글을 점령하고, 반론의 여지를 원천 봉쇄하는 여성 팬 무리까지 생겼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대중으로부터 폭넓게 호감을 얻고 있는데도 왜 그러는 걸까.

다시 말하지만 아이돌을 응원하는데 나이는 상관 없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활기를 찾는 수준을 넘어, 팬덤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면 문제.

최근엔 영화계에서 ‘영혼 보내기’라는 기괴한 문화도 생겨버렸다. 응원하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보지도 않으면서 티켓만 사주는 것. 마치 아이돌을 위해 듣지도 않을 CD앨범을 사 모으듯.

늦게 배운 팬덤 놀이에 재미를 붙인 나머지, 아이돌 계(界)를 넘어 다른 분야에서까지 잡음을 내는 일부 여성 커뮤니티의 모습에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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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2021-11-25 15:50:11
무슨 말씀인지 이해도 가고 기사에 나온 기괴한 현상들을 저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글이 편향적이긴 하네요.기자님이 아이돌도 여성도 싫어하신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비아냥에 지나지 않는걸요.

Elena155 2020-11-05 09:18:36
"일그러진 팬덤문화"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면서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기사를 작성하신 분은
팬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거나 직접 경험한 사항을 작성한 글로
보여집니다.
공감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일그러진 에디터 2019-10-02 10:05:27
자기가 생각하는 결론을 쓰기 위해 구구절절 늘어놓은 궤변들. 이런 글이 게시된 웹페이지가 아깝습니다. 패션에디터인지 뭔지 자신이 가진 편협한 틀에서 의견이라고 써놓은 내용이 한심하기 짝이 없고 이런 글이 게시된 오피니언뉴스도 우습네요. (데스킹을 거친 내용인지도 모르겠지만) 덕질에 대해 아는척과 중년여성의 빠질에 대한 편견도 아주 잘 봤습니다~ 이런 편협한 글로 편견이라는 건 더욱 튼튼해지고 견고해지죠. 공공의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글을 기고하는 사람이 편견을 깨트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견고하게 하고 있음을 한번 더 되새기시길 바랍니다.

중년여성 2019-10-01 20:26:24
본인이 중년이라 그런지 중년여셩을 비하하는 시각에 거리낌이 없으신 부분 잘 봤습니다 나이많은 여자들은 드라마나 좋아하고 감정적이며 맹목적일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분석을 하신것같은데 난 저들과 달리 이지적이고 객관적이지라는 자만이 글에 매우 드러납니다 팬덤의 행동에는 다양한 군상이 있는데도 그 중 비교적 좋지않은 예시만을 골라 일부가 우려를 산다는식의 비겁한 결론을 내린 점은 좀 우스운 부분이고요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는 차라리 언급을 않는편이 나을텐데 인과관계가 전혀 맞지않는 기사로 전파를 낭비하는점이 우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