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에 추가 금리인하가 유력시 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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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0월에 추가 금리인하가 유력시 되는 이유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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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에 운신 폭 넓어져
시장 전문가 “한은, 11월보다 10월 인하 예상”
'내년 초 1.00%까지 인하' 전망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들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지난 7월에 이어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새벽 발표된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며 “다른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늘어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美 연준, 두 달 만에 추가 금리 인하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10년 7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한 번 금리를 낮춘 것이다.

다만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는 나오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 7월을 포함해 연말까지 세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결정에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보험성 인하”라며 두 달 전 금리 인하 때와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하강할 경우 금리 인하가 적절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예상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를 다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 이주열 “무역분쟁‧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 요소 살피겠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로 쏠리고 있다. 이번 FOMC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를 기존 마이너스(-)0.4%에서 0.5%로 내리고 양적완화(QE) 정책을 발표한 만큼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 인하 명분을 갖춘 셈이다.

특히 이 총재는 시장과 달리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뒀다”며 연준의 이번 FOMC 를 다소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평가했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계속된다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도 확대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이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완화 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연준이 기업 대출‧부채 증가세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금리 결정 변수로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소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겠다”며 “특히 유가 변동성의 파장이 나타날 수 있어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두 번 남은 금통위…다음달 추가 인하 예상

시장 전문가들은 사실상 다음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탄탄한 미국에서 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조건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이날 FOMC 이후 이 총재의 발언 역시 국내 경기 부진을 염두에 두고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당성을 재확인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달 30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내 추가 인하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신인석 금통위원은 지난 18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에 필요한 금리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금리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정책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

신 위원과 함께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조동철 위원 또한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소수의견을 표했다. 금통위 내에서 여전히 금리동결 의견이 우세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말까지 남은 금통위 회의는 다음달 16일과 오는 11월 29일 두 차례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들어 국내 경기 부진이 심화된 만큼 한국은행이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판단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성장률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한국은 미국보다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미국의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여력까지 생긴 만큼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한국은행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1.25%에 이르게 된다.

나아가 한국은행이 연준에 발맞춰 역대 최저 금리보다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 국내 경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지연할 이유가 없다”며 “오는 11월보다는 다음달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국내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한국은행 역시 인하 기조를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데 내년 1분기에 한 번 더 금리를 낮춘다면 기준금리가 1.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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