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추석 대목 앞두고 의무휴업…"실적도 나쁜데" 업계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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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추석 대목 앞두고 의무휴업…"실적도 나쁜데" 업계 불만 고조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9.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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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일요일(8일), 전국 대형마트 중 70% 이상 휴업
대형마트 의무휴무, 매출하락·소비자불편 불가피
위쪽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사진=연합뉴스
위쪽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추석 전날이나 직전 일요일 대형마트(할인점) 의무휴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안팎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실적이 추락하고 있는 와중에 연중 최대 대목인 명절을 앞두고도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대형마트 3사의 70%는 추석 대목때 휴업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전국 406개 점포 중 71.2%(289개)는 유통산업발전법상의 의무휴업 규정에 따라 추석 전날이나 직전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는 각 기초자치단체가 지정한 날(월 2회)에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 등 대부분 지역은 추석 직전 일요일인 8일이 의무휴업일이다. 추석 바로 전날인 12일이 휴무일인 곳도 있다.

지난해에도 추석 전날인 9월23일(일요일)이 의무휴업일로 지정되면서 전국 대형마트의 절반 이상(277개)이 문을 닫았다.

문제는 대형마트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중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추석을 앞두고 의무휴업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 1위 이마트의 경우 올해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사상 첫 분기 적자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81억원 커졌다.

홈플러스는 비상장사로 분기별 실적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지난해 15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7년 2700억원에서 절반 정도 줄어든 수치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 3사의 신용등급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마트의 장기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내렸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도 하락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 의무휴업땐 추석 매출의 15% 잃게 돼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8일 대형마트가 의무휴업되면 추석 전체 매출 중 약 15% 이상을 잃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들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 3사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달 전국 189개 시·군·자치구에 추석 직전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인 9월 13일로 변경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대형마트 점포 수가 많은 큰 지자체들은 대부분 의무휴업일 변경 불가 방침을 통보해 매출 타격과 소비자 불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실적 악화로 힘든 상황에 연중 최대 대목을 앞두고 문을 닫으라는 것은 사실상 사지로 밀어버리는 꼴”이라며 “매출 하락은 둘째치더라도 제수와 선물 등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문 닫는다고 전통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냐”며 “대부분 온라인으로 쇼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 강행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겸허히 지자체 결정을 따를 수밖에”라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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