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뭐하지?] 격동의 현대사와 낭만이 공존했던 곳...젊음의 거리 '대학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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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뭐하지?] 격동의 현대사와 낭만이 공존했던 곳...젊음의 거리 '대학로'로 가자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8.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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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젊음과 낭만이 바로 이곳에, '대학로 문화축제'
조선왕조의 숨결을 따라 고즈넉한 한양산성 성곽을 걸어볼까
56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학림다방에서 한잔의 커피를
명장들의 노고가 이뤄낸 결실, '꼭두박물관'과 '쇳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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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거리 대학로.사진=한국관광공사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지금은 전국적으로 27여 곳에 '대학로'라는 지명이 있지만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곳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다. 대학로라는 명칭은 1966년 11월 26일 서울특별시고시에 의해 쌍림동 106번지에서 혜화동로터리까지 2.53km 구간의 가로명이 제정된 데서 유래한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 경성제국대학교 법문학부와 의학부가 길 양편에 들어섰고 해방 후 국립서울대학교로 개편되면서 대학로 주변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문리과대학, 의과대학, 미술대학 등이 자리잡았다. 

1975년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든 학부가 관악구 신림동 관악캠퍼스로 이전하기 전까지 대학로는 서울대학교의 중심 캠퍼스이자 서울 시내 대학생들의 활동 중심지였다.

한편으로는 젊음과 낭만의 거리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학생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1960년 4·19혁명,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 및 1974년의 유신철폐운동이 이어날 당시 대학로는 피끓는 외침이 가득한 거리였다.

캠퍼스 이전 후 문리과대학 부지 일부에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되고 나머지 부지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들어섰다. 지금도 문화예술 관련 기관, 단체 및 공연장이 밀집해 있고 연극, 뮤지컬 공연과 전시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거리로 자리잡았다.

한편 지난 6월 서울시는 ‘대학로 차 없는 거리’를 부활해 시범 운영했다. ‘Again 1989’를 슬로건으로 30년 만에 ‘차 없는 거리’를 실시한 것. 1985년 5월 처음 '차 없는 거리' 를 시행한 후로 약 4년여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6~10시, 일요일 정오~오후 10시까지 시민들의 자유로운 만남의 공간으로 다양한 예술행사가 펼쳐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미아로 확장공사에 따른 우회도로로 지정되면서 1989년 10월 운영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30년만의 시범 운영 후 ‘대학로 차 없는 거리’의 상시 운영에 대해 앞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종로구청
2019 대학로 문화축제. 사진=종로구청

 

◆아시아 대학생과 함께 즐기는 축제...'2019년 대학로 문화축제'

올해 18번째를 맞이하는 '2019 대학로 문화축제'가 오는 8월23일~25일 대학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대학로 문화축제는 대학로 문화지구 활성화를 목표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002년 처음 시작됐다.

특히 올해 슬로건 '마이웨이 빌리지'는 대학생, 유학생, 청년, 지역주민 등 남녀노소 모두 함께  즐기자는 취지로 붙여진 것. 30여개 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2019 대학생 기획단’을 구성, 이번 축제를 주관한다.

첫날인 23일엔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몽골예술인의 노래공연 및 중국 가수의 초청공연, 대학생 패션쇼 등이 열린다.

24일은 혜화역 1번출구에서 마로니에공원 앞까지 4차선 도로를 통제하고 대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축제가 펼쳐진다. 혜화역 앞 특설무대에서는 대학생들의 끼와 열정을 발산하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며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는 몽골, 방글라데시, 네팔, 캄보디아 등의 아시아유학생들이 펼치는 각국의 전통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실천력이 녹아든 대학로문화축제가 올해로 18회째를 맞게 됐다"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주말을 맞아 대학로 일대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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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공원과 멀리 바라다보이는 북한산.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성곽을 따라 구불구불...한양도성 순성길 낙산구간

조선의 건국과 함께 도읍인 한양의 경계를 삼고, 외침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된 성이 한양도성이다.

조선 태조 때인 1396년부터 쌓기 시작해 600년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 서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여행지.

총 6개 구간 중 낙산구간은 혜화문에서 낙산을 지나 흥인지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총 2.1km로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코스는 혜화문-한성대입구역 4번출구- 계단-가톨릭대학 뒷길-장수마을-암문-낙산공원 놀이마당-이화마을-한양도성박물관(서울디자인지원센터) -동대문성곽공원-흥인지문이다.

낙산(124m)은 낙타 등처럼 생겨 낙타산, 타락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경사가 완만해 별 어려움 없이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이 구간엔 성곽을 끼고 마을 두 곳이 자리잡고 있다. 성곽 안쪽으로는 이화마을, 바깥쪽으로는 장수마을이다.

이화마을은 원래 낙산 자락의 가파른 경사면에 조성된 마을로, 오래된 건물이 많아 낙후 지역으로 손꼽히던 곳. 지난 2006년 예술인들이 ‘낙산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고  마을 곳곳에 조형물을 설치했다. 유명한 '천사의 날개' 등 아기자기한 벽화들은 이화마을의 상징.

한국전쟁 이후 생겨난 판자촌에서 비롯된 장수마을은 낙산공원 동남쪽 성벽 주변의 마을로, 60세 이상 거주 인구가 많아 장수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낙산공원 암문에서 장수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낙산 구간의 가장 아름다운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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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공원의 야경.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낙산공원에 자리 잡은 낙산정에서는 서울 시내가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혜화동과 동숭동 일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북한산 능선과 북악산, 인왕산 까지 조망할 수 있다.

24시간 개방으로 야간 도보여행도 가능하다. 성곽 아래 조명이 밝혀지면 성곽 주변은 드라마틱하게 변한다. 

서울시에서는 상시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양도성 홈페이지(http://seoulcitywall.seoul.go.kr) 에서 예약 가능.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산길 41.

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한 장면. 사진=SBS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학림다방'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서 63년간 자리를 지킨 ‘대오서점’, 1970∼80년대 정치인들의 사랑방이었던 성북동의 ‘삼청각’, 문학과 낭만을 이야기하며 때로는 폭정에 울분을 달래기도 했던 대학로의 ‘학림다방’. 서울시는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적 가치가 큰 근현대 유산을 서울미래 유산으로 지정,  보전하고 있다.

학림 다방은 옛 서울대 문리대 축제명 ‘학림제’에서 이름을 따 1956년에 개업한 커피숍. 서울대학교 단과대학 학부 대부분이 관악캠퍼스로 이전했지만 현대사의 격변기 동안 서울대생들과 가슴이 뜨거운 청년들의 아지트였던 곳이다.

비엔나 커피와 학림다방 내부.사진=학림다방
비엔나 커피와 학림다방 내부.사진=학림다방

 

1981년 '전국민주학생연맹'이 첫 회합을 가진 장소로 1980년대 대표적 공안사건인 이른바 ‘학림사건’의 시발점이 된 곳이라고도 한다. 음악, 미술, 연극 등 예술계 인사들의 단골 다방으로 많은 일화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중년들에게는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로, 2030세대에겐 뉴트로 카페로 인기가 많으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김수현이 학림 다방에 앉아 장기를 두는 모습이 방영된 후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학림 다방의 시그니처는 비엔나 커피. 1987년 학림다방을 인수한 전직 사진작가 이충렬씨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 맛이 일품이라고.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19.

사진=한국관광
꼭두 박물관에 전시된 동물 꼭두.사진=한국관광공사

 

◆저승으로 가는 영혼을 달래주는 꼭두…’꼭두박물관’

꼭두는 이승 세계의 인간과 초월적 세계를 이어주는 존재. 순우리말로 유추된다.

지난 6월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는 국악 판타지 영화 ‘꼭두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국악극 ‘꼭두’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우연히 저승 세계를 넘나들게 된 인물과 망자를 위로하는 ‘꼭두’들을 통해 삶, 죽음, 가족애를 풀어낸 작품으로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의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동숭 아트 센터 2층에는 꼭두만 수집,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청계천 5가의 어느 골동품 가게에서 꼭두를 발견한 김옥랑 관장은 버려진 꼭두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동숭아트센터 대표인 김 관장은 소박하면서고 익살스러운 꼭두를  꾸준히 수집하고 복원하여 꼭두 박물관을 설립했다.

 

상여
꼭두박물관의 목상여.사진=한국관광공사

상설 전시 프로그램인 '조선 후기 꼭두전' 전시실에는 각종 꼭두들이 장식된 상여가 놓여 있다. 여러 고증 자료와 박물관의 소장 유물을 활용해 춘양목으로 제작한 '목상여'다. 상여는 전통 장례식 때 망자를 운구하는 도구. 

68개의 나무 조각상들은 사람을 닮았거나 동식물 모양을 하고 있는데 각기 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 동물 모양 꼭두는 봉황과 용 모양으로 봉황은 망자의 영혼을 안전하게 지켜주며 용은 나쁜 기운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꼭두 인물상은 인간 세상과 초월적 세계를 연결해주는 존재로 저승으로 건너가는 여행자를 안내하거나 영혼을 달래주고 즐겁게 해준다고.

관람 후 봉황 마그넷, 꼭두 캔들, 꼭두 애니북 만들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유료.

자세한 사항은 꼭두 박물관 홈페이지 (www.kokdumuseum.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5 동숭아트센터 2층.

 

쇳대
열쇠패, 일종의 열쇠고리. 사진의 장식용 열쇠패는 금속으로 제작된 패에 엽전, 매듭 등 장식품을 매달아 혼례용 예물로 친정어머니가 딸에게정표로 주던 것. 사진=쇳대박물관

 

◆장인의 피 땀이 모여 이룬 공간...'쇳대박물관'

'쇳대'는 열쇠를 뜻하는 방언. 평생을 철물점에 바쳐 온 ‘최가 철물점’ 대표 최홍규씨가 2003년 11월 개관한 박물관이다.

사라져가는 한국의 옛 자물쇠를 수집, 보존하고 전시를 통해 자물쇠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설립했다. 최관장이 소유한 한국과 세계 각국의 자물쇠 3000여 점 중 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총 4층 건물에 3개의 전시실과 이벤트홀을 갖추고 있으며 제1전시실에서는 각종 자물쇠를 시대별·형태별로 전시하고 있는데, 조선시대에 사용되었던 ㄷ자형 자물쇠, 둥근원통형 자물쇠, 함박형 자물쇠, 물고기형 자물쇠, 용형 자물쇠, 거북형 자물쇠 등 약 40여 점, 고려시대 자물쇠 3점, 통일신라시대 자물쇠 1점, 빗장 11점, 열쇠패 8점, 대형자물쇠 7점이 선보인다.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쇳대박물관 전경. 사진=서울시청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쇳대박물관 전경. 사진=서울시청

 

제2전시실에서는 함(函), 궤(櫃) 등 조선시대 목가구에 쓰인 각종 자물쇠 15점을, 제3전시실에서는 아프리카·유럽·티베트·중동·인도·중국 등 세계 각국의 자물쇠를 전시하고 있다.

사면이 녹슨 철판으로 뒤덮인 독특한 외관의 철제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이며, 건물 설계도와 모형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자세한 사항은 쇳대박물관 홈페이지(http://lockmuseum.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이화장길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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