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누가 트럼프 아성을 깰까?...“Let’s see what happens(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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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누가 트럼프 아성을 깰까?...“Let’s see what happens(두고보자)”
  •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 승인 2019.07.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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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누를 적임자 뽑는 선거된 '민주당 경선'
트럼프-오바마 배출한 '새 민주당원' 초기지도자 조 바이든 선두
민주당 여론조사, '바이든-워런-해리스-샌더스' 순
권영일 애틀랜타(미국)통신원.
권영일 애틀랜타(미국)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영일 애틀랜타(미국)통신원]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대선 후보를 찾아라.’

민주당이 오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대권을 찾기 위한 후보 고르기에 고심하고 있다.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낙점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치감치 대선준비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지난달 말 플로리다 에서 후보자 첫 TV토론회를 열고 첫걸음을 내디뎠다.

민주당에서 지금 까지 대선 레이스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무려 20여명.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이 각각 7명과 4명씩이고, 주지사 2명도 포함돼 있다. 지금은 초반이라 혼전양상을 보이지만 이들이 모두 결승전까지 완주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거의 없다. 관심을 끄는 인물은 역시 ‘빅4’라 불리는  조 바이든, 엘리자베스 워런, 카말라 해리스, 버니 샌더스. 

미국 주류 방송 가운데 하나인 CBS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첫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팽팽히 맞붙어 시선을 끈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각각 뒤를 이었다. 지난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합해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4위에 그쳤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막이 오른 후 유력후보들은 공약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누를 적임자가 본인이라는데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왼쪽위부터)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막이 오른 후 유력후보들은 공약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누를 적임자가 본인이라는데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상원의원. 사진=AP연합뉴스.

“내가 바로 트럼프 꺾을 적임자”

흥미를 끄는 것은 민주당 대선 후보자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참신한 정책보다는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는 것이다.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지목됐다. 바이든에게 표를 주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의 75%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지난달 말  플로리다에서 가진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도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대항마임을 부각시키는 게 토론의 핵심 주제였다. 어느 후보도 구체적인 선거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닌 첫 임기라는 이점과 강력한 경제적 성과를 지울 만한 확실한 패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좀더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자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6년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켰듯 이번에도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는것이다. 

예전보다 급진적 색채를 띤 민주당의 새 물결이 ‘트럼프 시대’라는 특수 상황을 이겨내고 ‘새민주당원(New Democrats)’의 아성을 무너뜨릴지가 이번 민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민주당  안에는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왼쪽부터 순서대로 민주적 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 개혁주의(Progressivism), 진보주의(Liberalism) 등이 있다. 보수주의(Conservatism)도 존재한다. 대선 후보들의  이념적 스펙트럼도 이에 따라 다양하다. 버니 샌더스는 민주적 사회주의, 워런 상원의원은 개혁주의자로 분류된다.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 경선에 미국은 물론 온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민주당 마스코트. 사진 제공=나무위키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 경선에 미국은 물론 온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민주당 마스코트. 사진 제공=나무위키

클린턴-오바마 배출한 '새 민주당원'의 아성은 계속될까?

그럼에도 민주당의 주류는 여전히 중도주의자들(Centrist Democrats)이다. 말 그대로 ‘왼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온건한 입장을 띠고 경제이념은 자유시장을 지지한다. 

이들은 레이건 대통령 당시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민주당의 존립기반이 흔들리자 공화당의 ‘오른쪽’ 정책까지 포용하는 ‘제3의 길’을 주창했다. 이때부터 자신들을 ‘새 민주당원’이라고 불렀고, 지금도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980년대말부터 민주당의 핵심으로 떠올랐디. 그리고 빌 클린턴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해 12년 공화당 집권을 깨뜨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계파로는 넒은 의미에서 클린턴의 뒤를 잇는 '새 민주당원'이다.

이들은 하원에서 NDC(New Democrat Coalition)라는 공식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소속 의원이 101명으로, 공화당의 RSC(Republican Study Committee)에 이어 2번째 큰 조직이다. 또한 ‘제3의 길(The Third Way)’과 NDN(New Democrat Network)이라는 싱크탱크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후보는 클린턴이나 오바마보다 훨씬 먼저 새 민주당원을 이끌던 초기 지도자였다. 지난 1973년 30세에 역대 6번째로 젊은 상원의원이 된 바이든은 2009년까지 6선, 햇수로는 36년간 상원을 지키며 1988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고령이다. 참신한 대항마를 내세워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보기에 따라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뒤진 후보들은 이 점을 이용,  ‘바이든 대세론’ 흔들기에 나섰다. 실제 38세인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며 했던 발언을 인용해 “구세대는 신세대에게 횃불을 넘겨야 할 때”라며 세대교체를 역설했다.

과연 행운의 여신은 누구를 대선후보로 점지할까? 조 바이든은 끝까지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까? TV토론회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앞으로의 행보는?

아직 초반전이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는 말이있다.

“Let’s see what happens(두고보자).” 
 

● 권영일 미국 애틀랜타 통신원은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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