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인자’ 황각규, 日 유니클로 ‘불매운동 폄하’ 수습하려다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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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인자’ 황각규, 日 유니클로 ‘불매운동 폄하’ 수습하려다 역풍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7.18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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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日 유니클로 임원 ‘불매운동 폄하’, 소통의 문제”
누리꾼 “롯데는 역시 일본기업”...싸늘한 반응 쏟아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의 지난 17일 유니클로 일본 모기업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오해를 수습하려고 밝힌 발언으로 인해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7일 유니클로 일본 모기업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오해를 수습하기 위해 발언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이 비판하면서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역시 (일본) 편들어 주시네요. 차라리 조용히 있지.”

롯데그룹 2인자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니클로 일본 모기업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오해를 수습하려다가 누리꾼들로부터 이같은 비판을 받았다. 사태 해결의 의지는 공감하나 방법이나 시기가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18일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누리꾼들은 이날 ‘롯데가 어느 나라 기업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롯데와 유니클로는 일본에서 열심히 장사하고 한국엔 다시 오지 말라!’ ‘롯데도 역시 일본기업이네’ ‘역시 롯데는 애국기업이네요. 일본에 애국하는 일본기업!’ 등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롯데그룹 국적 논란이 재점화된 이유는 유니클로 일본 모기업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논란을 수습하려다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부회장은 전날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회의)을 마친 후 ‘유니클로 일본 모기업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논란’과 관련해 “소통의 문제로 인해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재무 임원이 투자자들을 앞에 두고 악재가 오래 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CFO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에서 벌이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유니클로는)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에서 유니클로 사업을 담당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최대 주주(지분율 51%)다. 2대 주주는 롯데쇼핑으로 지분 49%를 갖고 있다.

오카자키 CFO의 발언이 보도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비난여론이 됐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황 부회장이 일본 유니클로의 입장을 대변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오히려 ‘본사가 불매운동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전하려는 의중으로 본다.

패스트리테일링 역시 지난 16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님들께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뿐”이라며 “그러한 노력을 묵묵히 계속해 나가겠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이어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황 부회장과 롯데그룹의 사태수습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유니클로 및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기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네이버 아이디 jnso****는 “투자자 앞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감정은 무시해도 된다는 발상이 우습다”며 “사과하는 마음이 진심이면 그냥 사과할 것을, 투자자 앞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어 “더 떠들면 롯데 불매로 번질까 걱정된다”며 “가뜩이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힘들어 힘을 북돋아 주고싶던 롯데마저도 싫어지는 것이 이상한가?”라고 덧붙였다.

suns****는 “재무임원은 악재가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 (악재가) 길어지는 데 대한 대비를 한다”며 “‘악재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발언은 금방 흥분하다가도 금세 가라앉는 한국인에 대한 비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황 부회장의 전날 발언은) 한·일(韓·日) 양국의 관계가 회복될 기미가 없는 상황에 자칫 국민감정을 건드릴 수 있었다”며 “자신의 의중을 떠나 현재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라는 기업은 지난 2015년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으로 일본계라는 이미지를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며 “불매운동의 불똥이 언제 롯데로 튀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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