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기준금리 인하 전망…수혜주 찾는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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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기준금리 인하 전망…수혜주 찾는 증권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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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 통화완화 기조 부각
美, 경기 침체 전 ‘보험’ 성격 인하
위험자산 선호 강화…증권株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수혜주(株) 찾기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부터 기준금리 인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머지 않아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의 경우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색채가 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리인하 행진이 이어질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는 한편 증권업종 등이 주목받을 수 있다.

◆ 美 연준, 금리인하 신호탄

글로벌 금리인하 신호탄을 날린 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우려가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있다”며 ‘적절한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약화시켰던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제 전망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 “유럽‧아시아 등 매우 광범위한 지역의 경제지표에 실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오는 30‧31일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연준보다 ECB가 먼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경기 부양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해질 것”이라며 시장에 금리인하 신호를 줬다. 빠르면 7월 FOMC 이전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단기수신금리 인하를 단행하거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주 차기 ECB 총재 후보로 공식 추천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 또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이달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다음달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성을 사후에 따라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당장 오는 18일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춘 2.4~2.5%로 제시,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 지난달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소수의견이 나타난 후 금리 조정이 이뤄졌다.

◆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통화 완화 기조에 발맞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보험성 인하(insurance cut)’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경제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현재 미국 경기는 ‘고점’에 올랐으나 명확한 침체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연준이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 확장 국면을 연장하기 위해서다.

앞서 연준은 1995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보험용 금리인하를 시행했다. 이들 사례의 경우 금리인하 이후 6개월 전후로 ISM제조업지수‧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하면서 경기 개선 신호가 확인됐다. 이에 힘입어 1년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수익률은 각각 27.3%, 25.3%를 기록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실물 경기의 개선을 더욱 지지하는 것”이라며 “위험자산의 상승 국면이 연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증시에서는 유동성 개선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FOMC 이후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하는 점도 외국인들의 귀환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유동성 확대 구간에서 외국인이 전형적인 패시브 성향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금리인하 흐름 속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대형 정보기술(IT)업종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된다면 외국인 수급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반도체업종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증권업종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증권업종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韓 금리인하…증권업종‧배당주 수혜 예상

주요국 중앙은행에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일반적으로 증권업종과 배당주의 수혜가 예상된다. 증권업종은 유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 활성화 수혜를 입을 수 있고 배당주의 경우 금리 하락 시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이 부각될 전망이다. 물론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가 실적으로 가시화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전망이다.

특히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증시 부양을 비롯해 신용공여 잔고 증가, 부동산 시장 회복 등이 나타난다”며 “그간 부진했던 증권사의 순수수료 이익을 이자손익과 트레이딩, 상품손익, 기타손익 등이 만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편승한다면 저금리 기조에서 수익률이 좋았던 증권업종과 배당주의 주가 상승흐름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기존 금리하락 국면에서 상승세를 보였던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증권‧IT‧미디어‧소프트웨어‧에너지‧화학‧기계 등 금리하락 국면에서 ‘선방’하는 업종들이 강했다”며 “증권‧통신‧미디어업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시장 내부적으로 금리하락에 유리한 업종 주가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고 있어 장기 소외된 에너지‧화학 등 일부 소비재들이 먼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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