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눈치게임’…블루보틀 삼청점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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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눈치게임’…블루보틀 삼청점 직접 가보니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0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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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블루보틀 2호점 '삼청점' 지난 5일 오픈
성수동 이어 과거와 현재 융합된 삼청동 낙점
한옥·인왕산 등 삼청동과 어우러지는 연출 노력
블루보틀 삼청점이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블루보틀 삼청점이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국내 블루보틀 2호점인 '블루보틀 삼청점'이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앞서 1호점인 성수점이 5월 3일 문을 연 지 두 달 만이다. 성수점이 붉은 벽돌로 과거 공장 분위기를 재현했다면 삼청점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8일 오전 4일째 영업 준비에 한창인 블루보틀 삼청점을 찾았다. 영업 시간까지는 30분이나 남아 있었으나 이미 문 앞에는 고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8일 오전 9시 55분 영업 5분 전인 블루보틀 삼청점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8일 오전 9시 55분 영업 5분 전인 블루보틀 삼청점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안쪽으로 숨어있는 블루보틀 삼청점

블루보틀 삼청점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과 마주하고 있다. 경복궁 사거리에서 삼청로를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끄트머리에 난 골목길로 들어서서 걸으면 왼쪽으로 파란병이 그려진 흰색 외벽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인도 가까이에 자리한 양쪽 건물과 달리 블루보틀 삼청점 건물은 마당 안에 있어 숨어있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가는 느낌을 준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회색 벽돌을 쌓아 만든 원두‧책 진열대들이 손님들을 맞는다. 1층 마당부터 바닥과 벽면, 진열대까지 모두 이 회색 벽돌로 꾸며져 안과 밖이 이어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진열대 왼쪽에는 평상을 떠올리는 긴 나무 의자들과 8인석 테이블이 놓여 있고 오른쪽으로는 머그컵‧텀블러‧에코백 등을 보여주는 MD 상품 전시장이 있다. 카운터는 진열대 안쪽에 있어 주문을 하려는 고객들은 자연스레 원두와 책, MD 상품들을 지나치게 된다.

블루보틀 삼청점 1층은 마당부터 매장 안까지 회색 벽돌로 이뤄져있어 안과 밖에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블루보틀 삼청점 1층은 마당부터 매장 안까지 회색 벽돌로 이뤄져있어 안과 밖에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현재 블루보틀에서는 ▲아메리카노 5000원 ▲콜드브루 5800원 ▲라떼 6100원 등 약 11개 커피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치커리 뿌리와 원두를 함께 추출한 뒤 우유를 넣어 만들어지는 뉴올리언스(5800원)다.

삼청점에는 로스터리가 없어 성수점에서 로스팅을 거친 원두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마들렌‧휘낭시에 등 9개 종류의 베이커리 또한 디저트 가게인 메종엠오(MAISON M.O)와 협업을 통해 제공한다.

손현주 블루보틀커피코리아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바리스타는 4주간의 교육 과정을 거친 뒤 업무에 투입되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교육을 받는다”며 “블루보틀에서는 고객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이들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므로 아르바이트 없이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보틀 삼청점 2층에서는 큰 창으로 기와지붕을 볼 수 있다.
블루보틀 삼청점 2층에서는 왼쪽으로 난 큰 창을 통해 기와지붕을 볼 수 있다.

◆ 1층부터 3층까지 다른 매력

삼청점의 가장 큰 특징은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1층부터 3층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베이커리‧MD상품의 경우 1층에서 주문한 후 바로 받지만 커피는 카운터 옆의 나무 계단을 올라가 2층에서 찾아야 한다. 사이폰(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수증기로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 커피를 마시려면 3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2층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난 큰 창을 통해 보이는 짙은 회색빛의 기와지붕들이 눈길을 꿀었다. 빽빽하게 서로를 마주한 기와지붕들과 매장 안의 코르크 소재의 원형 의자‧테이블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특히 음료를 받는 곳과 고객 테이블 간 거리가 먼 성수점과 달리 삼청점은 음료를 받기 전이나 받은 후 바로 앞의 의자에 앉아 바리스타의 핸드드립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

블루보틀 삼청점 2층에서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블루보틀 삼청점 2층에서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인왕산을 배경으로 한 3층은 한층 더 자연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와 고객이 마주할 수 있는 바(bar) 형식의 테이블과 낮은 높이의 1‧2인석 테이블이 있다. 또 3층 야외 테라스에서는 파라솔 아래 넓은 의자에 앉아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손 매니저는 “블루보틀의 경쟁력은 커피 맛과 바리스타의 친절함, 공간이 주는 매력”이라며 “삼청점에서는 1층에서 주문한 커피를 2층에서 받도록 하는 등 고객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를 도입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블루보틀 삼청점 3층 창에서는 인왕산이 보인다.
블루보틀 삼청점 3층 창을 통해 인왕산을 볼 수 있다.

◆ 과거와 현재가 융합된 삼청동

먼저 성수동에 둥지를 튼 블루보틀이 두 번째 장소로 삼청동을 낙점한 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곳이기 때문이다.

블루보틀 건물 뒤로는 인왕산이, 왼쪽으로는 경복궁이 자리하고 주변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크고 작은 다양한 갤러리들이 있다. 이 외에도 전통 가옥과 장인의 공간, 특색있는 식당들이 블루보틀을 둘러싸고 있다.

다른 블루보틀 매장과 마찬가지로 삼청점 역시 주변 지역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건축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수점과 달리 매장이 지상에 위치해 있어 고객들은 각 층의 창을 통해 혹은 테라스에 앉아 삼청동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블루보틀 삼청점 3층에서는 사이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블루보틀이 삼청동과 융합하려는 노력은 물리적인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식 오픈 전에는 연예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명인을 초대하는 대신 ‘커뮤니티 데이’를 열어 삼청동 이웃들과 소통 시간을 가졌다. 또 1층 진열대에 커뮤니티 맵을 배치해 고객들이 찾을 만한 삼청동 공방과 식당, 카페 등을 소개하고 있다.

손 매니저는 “실제 성수점보다 삼청점의 테이블 회전율이 빠르다”며 “고객들이 커피를 사들고 나가 삼청동의 공방이나 갤러리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루보틀은 미국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창업한 커피 브랜드다. 샌프란시스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일본 전역에 매장 7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블루보틀코리아를 설립, 두 국가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진출했다. 성수점과 삼청점에 이어 올 하반기 3호점인 강남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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