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60원대로 '급락'…달러 약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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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60원대로 '급락'…달러 약세 이어질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6.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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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14원 떨어져 1162.1원에 마감...美 금리인하 기대감 영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9일(현지시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9일(현지시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미·중 정상회담 소식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특히 주요국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부각되면서 달러 가치 하락과 신흥국 통화 가치 강세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4.0원 떨어진 달러당 1162.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 대비 3.2원 하락한 1172.9원에 거래를 시작, 점차 낙폭을 키워나가며 장 초반 1170원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8일 처음이다.

연준의 다음달 금리인하 기대감에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19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열린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연준은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달 동결은 예상됐던 만큼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 FOMC 성명서 사라진 단어 '인내심'

먼저 올해 FOMC 성명에서 빠지지 않았던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이번에는 사라졌다. 대신 ‘적절한 대응(act as appropriate)’이라는 문구가 새로 자리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활동의 꾸준한 확장세와 탄탄한 고용시장, 2% 목표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이 유력하다”면서도 “이러한 전망에 불확실성이 증가해 경제전망 관련 정보를 면밀히 관찰하고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준금리 결정에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총재가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취임 이후 FOMC의 결정에 반대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점도표(dot plot) 상 올해 기준금리 전망은 2.375%로 유지돼 ‘연내 동결’을 나타냈지만 내년의 경우 2.125%로 50bp 하향 조정, ‘한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드러냈다.

17명의 연준 위원 중 8명이 올해 동결을 전망했고 7명은 0.025%포인트씩 두 차례(0.05%포인트) 인하를, 1명은 한 차례 인하를 주장했다. 나머지 1명은 한 차례 인상을 강조했다. 지난 3월 FOMC와 비교했을 때 완화적 기조가 다소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FOMC를 통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미·중 무역분쟁 완화 여부가 금융시장과 연준 결정에 변수가 되겠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경기 확장 의지, 낮은 기대 물가 수준, 장단기 금리 역전 우려 등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드러낸 점도 주요국 통화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18일(현지시간) 포루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경제와 물가 전망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기부양책(Stimulus)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금리 인하와 자산 매입 등이 있다”고 밝혔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완화적인 통화 정책 결과를 발표했다”며 “연준과 ECB를 필두로 주요국 통화당국이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기대는 달러화의 하락과 신흥국 통화에 강세 압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미·중 정상회담도 ‘강달러’ 완화에 영향

여기에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 소식이 ‘강(强) 달러’ 현상을 완화시키는 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양국은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 역시 전날보다 9.7원 내린 1176.1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불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9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의 담판 전 사전 협상을 위해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내증시는 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환호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51포인트(0.31%) 오른 2131.29로 장을 마쳤다. 이 또한 지난달 8일(2168.01) 이후 40여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61포인트(1.34%) 오른 727.32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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