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 고조에 채권시장 경고음 커져...'과도한 공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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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긴장 고조에 채권시장 경고음 커져...'과도한 공포' 지적도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5.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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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2.22%까지 하락..3개월물과 역전폭 커져
"경기 침체 대비해 소비 줄여야할 때" 비관 전망
"장기물 하락 탓...미 경제 여유있어" 낙관 전망
미중간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며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중간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며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채권시장이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일드커브 역전 현상에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한편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며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10년만기 수익률은 29일(현지시간) 장중 2.22%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매입이 늘어나면 국채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진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10년물 금리는 한 달만에 2.60%에서 2.22%까지 38bp(0.38%포인트) 하락했다. 

런던 캐피털 그룹의 재스퍼 롤러 리서치부문장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양상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으로 몰리며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채권시장도 수익률이 급락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 일본의 10년물 수익률은 이미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고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의 수익률도 1%를 하회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와 교역 비중이 높은 만큼 미중 무역협상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0년물 수익률이 떨어지며 3개월물과의 수익률이 역전되는 일드커브 역전현상(inverted yield curve)도 심화하고 있다. 현재 3개월물의 금리는 2.35% 수준으로 10년물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고 있다. 10년물-3개월물간 일드커브 역전 현상은 올해 3월에 있었고, 그 이전 가장 최근의 역전 현상은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에 일어났다. 

일드커브 역전 현상을 놓고 시장에서는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관적 시각과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낙관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듀크 대학의 캠벨 할비 교수는 “일드커브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이는 돈을 빌려 올랜도로 휴가를 갈 때가 아니라 저축을 해야 할 시기”라며 “(침체에 대비한) 완충장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우려라고 반박하고 있다. 

우선 과거 침체 직전의 수익률 역전 현상은 3개월물의 금리가 크게 오르며 발생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10년물 금리가 급락하며 일어난 것이라며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금융조사업체인 펀드스트래트는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지표이며, 지난 1966년부터 발생한 7차례의 역전현상 중 6번은 3개월물 금리가 상승하며 발생한 것으로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998년의 경우 10년물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며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돌아보면 오히려 ‘주식을 사야할 기회’였다며, 최근의 일드커브 역전 현상은 지난 1998년과 양상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펀드스트래트를 운영하는 톰 리 수석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일드커브 역전 현상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CNN머니 역시 미국 소비지표가 양호하다는 점, 또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아마존과 월마트, 타겟 등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들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134.1로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시카고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시장은 오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63%, 9월에 이어 내년 1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62% 반영하며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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