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저 급등…기름값, 유류세 인하 이전으로 회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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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마저 급등…기름값, 유류세 인하 이전으로 회귀하나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5.1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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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상분, 60% 반영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유가에 직접적 영향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유류세 인하폭 축소와 함께 국내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환율마저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름값이 유류세 인하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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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가운데 국내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까지 상승하며 당분간 주유소 판매 유류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유류세 환원이 시작되면서 당분간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은 상승기조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상폭을 단계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에서는 국제유가 상승분과 함께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환율까지 고려한다면 국내 유가는 머지않아  지난해 유류세 인하 직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휘발유 가격 연일 상승세…세금 인상폭·국제유가 반영분 남아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전국 주요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1.48원 오른 1518.75원이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 전날(6일·1477.24원)보다 41.51원 올랐고, 지난 2월15일(1342.24원) 이후 약 3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유가 상승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폭 반영이 100%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업계 3단체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 추세와 유류세 단계적 환원에 따른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금 인상분을 주유소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세금 인상분은 현재 60% 정도가 반영된 상황이다. 단순 수치로만 계산하면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세금 인상폭은 65원인데 10일까지 41.51원이 올라 23.49원의 인상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반영분도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된다. 국내 유가에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와 국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2월에 최저점을 찍은 뒤 4월 25일까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최저점 대비 각각 50.36%(49.52달러→74.46달러), 58.77%(51.29달러→81.43달러)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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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은 유류세 직전인 지난해 11월5일과 비교해 5% 상승했다. 표=서울외국환중개 홈페이지 캡처

◆ 원·달러 환율 급등세…유류세 인하 전보다 5% 올라

예상치 못한 복병은 환율이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시장 가격(미국 달러)에 기초하는데 최근 미 달러 가치가 올라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주유소 판매 유류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179.80원으로 2017년 1월 16일(1182.1원) 이후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 직전(2018년 11월5일·1123.50원)과 비교하면 5% 상승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기 침체가 이어진다면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유류세 인상폭, 국제 유가 상승분 그리고 환율 인상까지 반영된다면 국내 유가는 유류세 인하 직전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이야기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의 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가격이 기준이 되는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면 주유소 판매 유류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국내 유가에 환율 5% 상승의 영향은 상당히 크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국내 경기 역시 불안한 상황에서 환율 상승세와 유가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유류세 인하 직전(1690.19원)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환율 변동폭이 큰 것은 분명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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