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아직도 바닥?...1Q 영업익 전분기比 11배 늘었지만
상태바
아모레퍼시픽, 아직도 바닥?...1Q 영업익 전분기比 11배 늘었지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29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분기 영업익 2048억원 전분기比 11배... `기저효과` 커
지난해 동기대비 영업익 26.3% 매출 1.3% 각각 감소
회사 "올해 영업익 전망치, 7.4% 낮춰"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사업과 로드숍 브랜드 사업 실적 악화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1배 넘게 늘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선 실적이 악화됐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비용이 발생한 데다 로드숍 불황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9일 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800억원에서 6300억원으로 7.4% 내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국내 사업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048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64억원)보다 1148.8% 늘었다고 공시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2781억원)과 비교하면 26.3% 줄었다.

1분기 매출은 또한 전분기(1조3976억원) 대비 17.5% 늘어난 1조6425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1조6643억원)보다는 1.3% 감소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1638억원으로 205억원 영업적자를 낸 지난해 4분기에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1분기(2160억원)에 비해선 24.2%나 쪼그라들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1분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활동을 지속했다”며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면세와 해외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투자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신시장 개척·신제품 개발 투자 비용 증가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룹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5495억원, 6조782억원으로 2017년 실적(영업이익 7315억원·6조291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4.9% 줄었고 매출은 0.8% 늘었다.

특히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847억원)보다 80.6%, 1년 전 같은 기간(903억원) 대비 81.8%나 감소했다. 매출은 전분기(1조4626억원)보다 4.4% 감소했으나 2017년 4분기(1조3421억원) 대비로는 4.1% 증가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확대의 일환으로 지난해의 경우 유럽·호주 등 서구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며 “시장 개척 과정에서 브랜드·제품 홍보를 위한 비용이 늘어났고 전반적인 국내·외 마케팅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는 글로벌 헬스·뷰티(H&B) 유통업체 A.S 왓슨(A.S Watson) 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MOU)를 체결해 유통 채널 다각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SEPHORA)를 통해 유럽 18개국에 라네즈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R&D)에도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게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의 설명이다. 1분기에는 국내·외 시장을 대상으로 설화수, 마몽드,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브랜드에서 혁신 상품을 선보였다.

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멀티브랜드숍 입점을 확대하는 등 유통 채널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내 300여개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아리따움 라이브는 아모레퍼시픽 상품만 판매하던 기존 아리따움과 달리 타사 브랜드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멀티브랜드숍이다. 이외에도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 채널 시너지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전사 차원에서 ‘레드 바이브 립 컬러 캠페인’을 전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올해에도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의 발굴과 유통 채널 다각화, 글로벌 신시장 개척,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로드숍 브랜드 계열사 동반 부진

계열사별로 보면 뷰티 계열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10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761억원) 대비 23.8% 감소했다. 매출은 1조71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257억원) 대비 0.4% 줄었다. 뷰티 계열사에는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에스트라·아모스프로페셔널 등이 포함된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186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359억원)보다 20.9% 줄어들었다. 1분기 매출은 1조4513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1.4% 늘었다  이중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12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매출은 940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먼저 국내 럭셔리 화장품 사업은 면세점에서 인기를 끈 설화수가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프리미엄 화장품은 아리따움의 채널 재정비로 매출이 감소했다. 데일리 뷰티(Daily Beuaty) 사업은 온라인 채널의 매출이 증가했으나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이 부진해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 오설록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제품 출시에 힘입어 온·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성장세를 지속했고 전체 매출 역시 늘어났다.

해외 사업의 경우 성장성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4% 줄었다. 매출은 같은 기간 4% 늘어난 5218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대 글로벌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과 유통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매출 4978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4% 늘었다. 북미 시장은 라네즈·마몽드의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등 스킨케어 브랜드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면서 매출이 지난해 1분기 대비 19% 늘어난 182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은 구딸 파리 브랜드의 리뉴얼 출시의 기저 효과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한 5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킨케어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라네즈의 세포라 입점 등을 추진하면서 투자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국내 사업은 면세·온라인을 제외한 주요 채널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해외 사업은 글로벌 사업 성장을 위한 브랜드·채널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 등 로드숍 브랜드 계열사 실적은 동반 부진했다. 이니스프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29억원)보다 39% 감소했다. 1분기 매출 또한 1546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627억원)보다 5% 줄었다. 국내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커져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아모레퍼시픽 측의 설명이다.

에뛰드는 1분기 영업적자 58억원을 내며 지난해 동기(영업적자 15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648억원)보다 23% 감소한 501억원이었다. 에스쁘아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적자 3000만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은 1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4억원)보다 7%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에뛰드는 로드숍·면세 채널 매출이 하락해 적자폭이 커졌다”며 “에스쁘아의 경우 로스숍 축소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었으나 멀티 브랜드숍 입점을 통해 고객 접점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트라는 1분기 영업이익이 2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1억원)보다 149% 늘었다. 반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82억원)보다 3% 감소한 275억원이었다. 필러 사업 양도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으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또 아모스프로페셔널은 유통 채널 조정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56억원, 244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70억원·매출 259억원)보다 26%, 6% 줄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그룹·퍼시픽글라스·퍼시픽패키지·오설록농장 등을 포함한 비(非)뷰티 계열사는 1분기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1분기 영업적자(13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반면 1분기 매출은 4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15억원)보다 3.7% 감소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