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천재, 돈방석에서 노숙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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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천재, 돈방석에서 노숙인으로
  • 정리=김인영
  • 승인 2015.08.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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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토리...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주인공의 몰락

한때 뉴욕 월가에서 잘 나가던 트레이더가 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한 사진이 뉴욕 경찰에 포착됐다.

미국 뉴욕포스트지는 11일자에서 한 경찰관이 촬영한 맨해튼 거리의 노숙인이 1980년대 월가의 톱클래스에 있던 프레스턴 킹(52)이라고 그의 가족이 확인했다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 속의 노숙인은 대낮에 길거리에서 피자 상자를 깔고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다.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한 장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킹은 1990년대 월가의 최고 주식 트레이더로 한때 군림했던 조던 벨포트의 친구이다. 조던 벨포트는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에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한 주인공. 화려한 언변과 수려한 외모, 명석한 두뇌를 지닌 벨포트는 주가 조작으로 월스트리트 최고의 억만장자가 된다.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을 손에 쥔 그는 술과 파티, 여자에게 아낌없이 쏟아붓고, 급기야 미 연방수사국(FBI)의 표적이 되고 결국에는 패망한다. 탐욕을 미덕으로 여기는 뉴욕 월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인생은 한 방’이라는 허황된 꿈을 심어주지만, 결국은 몰락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뉴욕포스트의 기사및 사진

킹은 1980년대 메릴린치와 투자회사 오펜하이머에 근무하면서 돈을 긁어모았다. 돈방석에 앉은 그는 부자들이 사는 맨해튼 소호의 아파트에서 호화스럽게 살았고 BMW승용차를 갖고 있었다.  

그의 여동생 크리스틴은 “오빠는 모든 것을 손아귀에 넣었어요. 그가 원하는 것은 모두 얻었지요”라고 말했다.

돈이 많으면 악마의 유혹을 비껴갈수 없다. 키가 크고 푸른 눈에 금발인 그는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을 거머쥐면서 영화에서처럼 환락에 빠졌다. 시내 댄스클럽에 자주 들락거렸고, 값비싼 ‘레미 마르탱’ 코냑을 마시고, 드디어 마약에 손을 댔다.

명문 뉴욕대(NYU)를 중퇴했지만, 3개월 만에 프랑스어를 독학하고,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면서 네덜란드어를 배우는등 5개국어를 익히는 천재였다. 주식중개인 시험(시리즈7)에서도 상위 2%의 성적으로 합격했다.

그는 미혼모와 결혼해 플로리다로 이사를 갔지만, 결혼 생활은 실패했다. 뉴욕으로 돌아와 방송국 프로듀서인 누이 덕분에 한 방송국에 일지리를 얻었다. 그러나 술에 취한 채 근무하다 그 일자리마저 잃었다.

실직자가 된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서 ‘피해망상증’ 진단을 받았으며, 알콜 중독과 약물 과다 복용에 따른 치료를 받고 있었다.

최근에는 투자회사의 야간 교대근무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와 함께 야간근무를 했다는 한 인사는 친구인 벨포트의 실제 삶을 그린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텔레비전으로 함께 봤다면서 "그가 영광스러웠던 그 시절에 대한 모든 얘기를 나에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여동생 집에서 무위도식하다가 누이 지갑에서 돈을 훔쳐 달아났다. 누이는 화가 나 오빠와의 관계를 끊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오빠가 나타나지 않자, 찾아나섰다.

그는 거리의 부랑자가 되었다. 그러다가 뉴욕 경찰에게 맨해튼 남쪽 워싱턴 스퀘어의 길거리에서 낮잠을 자는 사진이 찍혔다. 뉴욕 경찰은 노숙자를 단속하고, 경계하는 차원에서 시청에 그 사진을 전시했다.

킹의 어머니와 누이는 시청을 들러 사진을 보다가 눈이 멎었다. 아들, 오빠의 모습을 본 것이다. 가족은 뉴욕 경찰에 연락해 그의 거처를 찾아내고 재회했다.

누이 크리스틴은 “우리가 사랑하고, 돕고 싶다는 것을 오빠가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오빠를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보호하고 구출하겠다”고 재회의 기쁨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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