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 등 23개 주총...박수부대 노릇 끝"

한진칼·대한항공·현대차그룹, 의결권 내용 공개예정 박대웅 기자l승인2019.03.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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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3일 국내 상장 23개사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재계의 '큰 손' 국민연금이 15일 주주총회를 여는 16개 상장사와 오는 20일까지 순차적으로 여는 23개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14일 자산운용본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민연금은 지분 10% 이상 또는 국내 주식투자 자산포트폴리오 비중 1%이상일 경우 의결권 방향을 사전에 공개하기로 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국민연금 민간전문가 기구)결정에 따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시했다.

▲ 국민연금은 20일 열리는 삼성전자 등 주주총회에서 삼성 계열사들이 낸 안건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삼성·LG에 찬성표 던진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재계 서열 1위 삼성전자의 정기주총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선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삼성SDI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액 승인과 ▲정관변경 등 안건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역시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사전에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LG그룹 계열사가 올린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은 일부 반대 의견을 냈다. LG상사의 이사보수한도 승인안과 LG하우시스의 정관변경 및 이사보수한도 승인안에 대해 국민연금은 반대 의견을 표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LG상사의 이사보수한도액 승인에 대해 "이사보수한도가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하다"는 입장이다. 또 LG하우시스의 정관변경안에 대해 "이사회 의장과 CEO의 직책을 정당한 사유없이 합칠 수 있게 해 반대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안에 대해 "경영성과에 비해 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LG화학과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의 주총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LG그룹 계열사 중 14일 주주총회를 여는 LG하우시스를 제외하면 모두 15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 국민연금은 신세계(사진) 등이 제시한 사외이사 선임안 등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반대, 농심·신세계·한미약품 주총 '빨간불'

국민연금은 현대건설, 신세계, 농심, 서흥, 현대위아, 한미약품 등 6개사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했다. 이 중 현대건설과 신세계, 농심, 한미약품은 감사 선임에도 반대해 이들 기업의 주주총회 향배가 주목 된다.  

먼저 농심은 신병일 전 삼정KPMG회계법인 품질관리실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을 냈다. 신 씨는 임기가 만료되는 윤석철 사외이사(서울대 교수)를 대신한다. 윤 교수는 1998년부터 21년 동안 농심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국민연금은 신씨가 근무한 삼정회계법인이 농심 계열사 농심기획의 외부감사인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계열회사 농심기획 외부감사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금 임직원으로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출신 원정희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원정희 사외이사는 신세계가 연간 상시 법률자문 계약을 맺는 등 중요한 이해관계 등에 있는 법무법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해 신세계와 계열사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문 분할과 각 분할 신설법인의 흡수합병 등 법률, 인허가, 개인정보, 세금, 주주간 계약 협상 및 체결 등 거래 전반에 걸쳐 자문을 했다. 

국민연금은 현대건설이 낸 박성득, 김영기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했다. 김영기 사외이사는 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며 박성득 사외이사는 리인터내셔널법률사무소 변호사로 법조인이다. 국민연금은 박성득·김영기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임시 동 사의 분식회계에 대해 이사로서 감시, 감독 의무 및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해 주주권익을 침해한 이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현대건설 지분은 10.57%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이 시도하고 있는 이동호 울산대 의대 교수에 대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교수가 중요한 거래 관계 등에 있는 법인에서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해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다. 이 교수는 2011~2014년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의 초대 단장을 맡았다. 해당 사업단은 유망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발굴해 제약사에 투자 지원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업단의 투자 결정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이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산하 수탁자전문위원회는 14일 회의를 거쳐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이 제시한 이사 선임안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연합뉴스

◆초미의 관심 한진칼·현대차

초미의 관심은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한진칼과 대한항공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외이사 선임 등이다. 

먼저 한진칼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이 주목 된다. 한진칼은 국민연금 지분 10% 미만인 상장사로 의결권 행사 방향 사전 공개 대상 기업은 아니지만 수탁자책임위원회가 결정한 안건에 대해서는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할 수도 있다. 실제 강성부펀드(KGCI)와 한진칼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법적 공방을 펼치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한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 연임안에 어떤 의결권을 행사할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22일 열리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사외이사 선임 및 배당 확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들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은 수탁타전문위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14일 수탁자전문위는 서울 모처에서 주요 상장사 주총 안건에 관한 회의를 한다. 안건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 선임안과 현대차그룹의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한 등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프로세스를 보면 기금운용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기금본부 내 투자위원회가 우선적으로 대상 기업 주총 안건을 검토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한다. 투자위원회가 결정하기 곤란한 내용은 수탁자전문위에 맡긴다. 투자위원회 요청이 없더라도 전문위원 3인 이상이 요구하면 기금운용본부는 수탁자전문위에 안건을 넘겨야 한다. 이 절차에 따라 한진칼과 대한항공, 현대차 이슈는 민간 전문가들의 결정에 맡겨진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14일 회의 종료 후 논의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박대웅 기자  bdu@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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