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비판자 맬패스를 총재로…트럼프식 개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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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비판자 맬패스를 총재로…트럼프식 개혁 예고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2.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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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가 너무 간섭한다”…중국 차관공여 반대, 정부 역할 축소 등 지론

 

세계은행 총재로 내정된 데이비드 맬패스(62)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가기 전에 미국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던 대중적 경제평론가였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포브스지, CNBC 방송등에 그는 컬럼을 쓰고 논평을 냈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에 앞서 파산한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Bear Stearns)에서 15년간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해 왔다. 그는 베어스턴스를 그만둔후 엔시마 글로벌(Encima Global)이라는 투자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기도 했다.

 

▲ 데이비드 맬패스 /미 국무부 홈페이지

미국 언론들은 김용(Jim Yong Kim) 세계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을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맬패스는 세계은행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세계은행이 너무 많은 일에 간섭한다(intrusive)”며, 집중과 선택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맬패스는 2017년 의회 청문회에서 “세계은행 차관공여의 수혜자는 각국 정부에 자문을 해준다는 이유로 1등석을 타고 다니는 사람”이라며 세계은행의 행태를 혹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세계은행이 중국을 지원하는데 대해 비판적이다. 그는 “중국은 엄청난 자원 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은행이 가장 많은 차관을 공여해 왔다”며 중국에 대한 차관 제공이 낡은 접근법이라고 비판해왔다. 그의 이러한 관점은 도널드 트럼프의 시각과 맥락을 같이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맬패스는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깊고,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을 벌인 미국측 팀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기구에 대한 미국 제일주의(American First)가 고립주의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는 고립주의를 반대한다. 다만 고립주의와 다자주의 사이의 명확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지금의 다주주의는 너무 나가 오히려 미국과 세계 경제의 성장에 해를 끼치고 있다. 다자주의가 정부 역할을 제한하고, 자유주와 준법정신의 가치를 보존하는 가치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다자주의에 대한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맬패스를 세계은행 총재로 지목한 것은 국제기구에 대한 개혁을 단행키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2차 대전 이후 오랫동안 IMF는 유럽에서, 세계은행은 미국에서 총재를 내기로 미국과 유럽 사이에 묵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국가들과 맬패스의 지명을 놓고 조율을 했으며, 그의 지명에 반대하는 나라가 없는 것으로 미국언론들은 보도했다.

맬패스는 경제학자로서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앞서 로널드 레이건건,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재무부, 국무부 차관보로 일했다.

그는 베어스턴스 이코노미스트 시절에 2008년 세계경제 위기를 예측하기도 했다.

한국계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임기를 3년여 남겨두고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발표한 것은 그가 이끄는 세계은행의 역할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 정가에서는 관측해왔다. 따라서 맬패스의 지명은 세계은행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식 구조조정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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