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새 화두 '주주환원', 금융지주·은행 앞장서고 보험 뒤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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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새 화두 '주주환원', 금융지주·은행 앞장서고 보험 뒤따라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2.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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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주주환원이 관건
4대금융 주주환원율 50% 이상 목표
배당금 늘리고 CET1 비율 관리...자사주 소각 병행
"보험사, 은행권 근접한 정도는 발표해야"
주주환원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주주환원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정부가 자사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과 이익을 나누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그간 우리나라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된 주 원인으로 미미한 주주환원책이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은 기업별 특성에 맞는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중장기적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당국은 매년 우수기업에 표창을 수여하고 연구개발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와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등 세정지원을 실시한다.

대표적 저평가주인 금융지주·은행·보험 등 금융주들은 향후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주당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고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 자사주 소각·매입도 병행하면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평균 0.44배다. PBR이 1보다 작으면 회사를 매각하고 보유 자본을 모두 주주들에게 나눠줘도 회사에 자산이 남는다는 의미다. PBR이 0.4배라면 자산은 100억원인데 시가총액은 40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각사는 올해 목표 주주환원율을 30~50%로 설정했다. 지난해 시현한 34~38% 대비 상단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5~13%로 지난해 말 11.9~13.6% 대비 낮게 설정했다. 자본 여력이 생길 때마다 주주에게 환원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위기(손실) 흡수 정도를 낮추면 이를 초과하는 자금만큼 주주환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연간 주당 배당금 역시 지난해보다 높여 잡을 예정이다. KB·신한·하나금융은 전년 수준 이상 배당을, 우리금융은 이익의 26%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신한금융을 제외한 3사의 4분기 배당금은 3분기 대비 대폭 올랐다. KB금융은 1~3분기 510원에서 4분기 1530원으로, 하나금융은 1~3분기 600원에서 4분기 1600원으로, 우리금융은 2~3분기 180원에서 4분기 640원으로 늘었다. 신한금융은 1~4분기 모두 525원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각사의 배당기준일은 대부분 이번주에 몰려있다. 하나금융은 오는 28일, KB·우리금융은 29일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3일이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늘어난 은행의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충당금을 쌓고도 주주환원을 할 여력이 남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금융사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난해 소각한 자사주는 1조원(KB 5700억원, 신한 5000억원, 하나 1500억원, 우리 1000억원)이다. 올해 예정된 규모는 현재 발표된 것만 9080억원 규모다.

보험업권은 올해 안에 구체적인 환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준섭·윤유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7일 보고서에서 “우선은 DPS(배당금) 우상향 등 구체적인 배당 정책 명시, 자사주 소각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주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은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근접한 정책은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19~37%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삼성화재 1만6000원, DB손해보험 5300원, 삼성생명 3700원, 현대해상 2063원, 한화생명 150원이다.

PBR은 삼성화재 1.07배, DB손보 1.04배, 삼성생명 0.76배, 현대해상 0.58배, 한화생명 0.34배로 평균 0.75배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말 173~272%였다. 일반적으로 배당은 자본비율을 근거로 결정되기 때문에 K-ICS가 높을수록 기업은 배당 성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PBR은 0.49배, 지난해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2500원, 주주환원율은 44%다.

증권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패여부를 중장기 주주환원이 판가름할 것으로 분석한다.

정준섭·윤유동 연구원은 "지금까지 정책 기대감 측면에서 (금융주에) 접근했다면 이제부터는 장기 관점에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가 반영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의 유무와 정책이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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