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성보단 인센티브" 밸류업 프로그램, K디스카운트 해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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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보단 인센티브" 밸류업 프로그램, K디스카운트 해소할까?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2.26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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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자율적 권고로 운영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윤곽이 드러났다. 

기업에 강제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인센티브를 지원해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하는 방향이다. 기업이 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이행·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시장평가와 투자를 유도하며 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국거래소에서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미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주요내용을 소개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자본시장연구원,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금융투자업계, 상장기업,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경영 문화가 확산·정착할 수 있도록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긴 호흡을 갖고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추진 방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상장기업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매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기업에 적합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수립해 이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표하고 거래소에 자율 공시하도록 안내한다.

기업이익의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지원도 강구한다.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R&D(연구개발)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가업승계 컨설팅 등의 방안을 통해서다.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 판단도 지원한다. 대상은 수익성·시장평가가 양호하거나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기업 밸류업 표창 등)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ETF(상장지수펀드) 상장으로 일반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판단에 활용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반영한다.

기존 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은 시장별·업종별 PBR(주가순자산비율)·PER(주가수익비율)·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를 비교공표해 투자자 편의를 높인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지속 추진하기 위해 전담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전담부서는 한국거래소에 설치하고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시행·보완·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문단도 구성·운영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현황 등 각종 정보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통합 홈페이지도 구축한다.

전담 지원체계를 중심으로 상장기업 대상 공시교육, 중소기업 컨설팅·영문번역, 공동 IR(기업설명)·온라인 홍보 등도 강화한다. 상장기업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상장협·코스닥협회 주관 상장기업 간담회도 연중에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는 5월 중 2차 세미나를 개최해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에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하반기부터 준비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 구축과 각종 인센티브 마련 등 세부 과제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금융위와의 일문 일답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한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그간의 정부의 노력에 더해 시장의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의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자본시장 신뢰가 높아지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율적 권고로 운영하면 기업 참여가 저조해 실효성이 낮아지는 것 아닌가. 공시를 의무화하거나 상장폐지 등 페널티를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지?

기업 노력을 강제하는 것 보다는 인센티브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기업 밸류업의 성패는 기업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시장과 소통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공시 의무화는 오히려 의미 없는 형식적 계획 수립‧ 공시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상장기업이 각 기업의 상황에 적합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자율 사항으로 운영하되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시장의 평가와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독려해 나갈 예정이다.

-단기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일 수 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목적이다. 기업별 특성에 맞게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R&D투자, 신사업 진출, 인적자본 투자 등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시장과 소통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언제까지 작성해야 하나?

거래소를 중심으로 오는 5월 중에 가이드라인에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2차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6월 중 공시 원칙, 절차, 내용, 방법 등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확정하고 통합 홈페이지 구축도 병행한다.

올해 하반기 이후 준비된 상장기업부터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내실있는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기간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공시기한을 설정하지 않되 필요시 기업은 계획수립 일정 등을 미리 공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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