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가 본 코로나 리스크] ②반도체·건설·석유·유통, '위기속 희망'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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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가 본 코로나 리스크] ②반도체·건설·석유·유통, '위기속 희망' 찾아라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31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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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日 수출규제로 리스크 관리 능력 커진 상태
유통·식음료, 오프라인 매출 감소 피할 수 없지만 온라인이 상쇄 가능
게임·OTT, 집에 머무는 시간 길어지며 '수혜'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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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변동진·손희문 기자] 삼정KPMG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유통, 영상, 게임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산업은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고도 봤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산업의 경우 수요는 소비 심리 위축과 경제 활동 제한으로 IT 제품(스마트폰과 PC 등)의 판매 부진이 예상됐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방산업의 침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감소할 수도 있고, 기업의 운영이 어려워지면 서버 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부정적인 요소를 짚었다.

다만 북미와 중국에서 게임·영화 등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온라인 트래픽 증가 역시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를 견인할 요인으로 꼽았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와 컴퓨팅 서버 인프라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사진=fotodia
사진=fotolia

삼정KPMG가 꼽은 반도체 공급과 관련한 부정적인 면은 글로벌 장비 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과 팹 장비 투자액의 하향 조정, 신규라인 증설 차질 등이다.

삼정KPMG는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를 겪으며 소재 비축량을 늘리는 등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것을 긍정적인 점으로 꼽기도 했다. 또 반도체 공정은 고도로 자동화돼 있어 다른 제조산업보다 노동력 부족 및 인력 이동 제한의 영향이 적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 가동에 문제없이 생산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삼정KPMG 경제원구원은 반도체 기업들 공급을 감소시키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시장 상황에 순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재고 감소에 주력하면서 설비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정부 재정지원으로 코로나19 충격 '제한적'

삼정KPMG연구원은 건설산업의 경우 정부의 지원 등으로 인해 시장의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SOC 예산 조기집행과 도시재생사업 투자 등 지원책을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에 SOC(사회간접자본)예산의 60.5%인 28조600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기 때문이다. 

자료제공=부동산114
자료제공=부동산114

국내 주택시장에서 대구·경북 등 일부 사업장의 분양일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과거 사스와 메르스 때를 감안하면 연간 분양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해외 건설시장의 경우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로 인해 현장관리 문제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수주활동까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석유화학, 중국 시장 회복에 수익성 개선 가능성

삼정KPMG연구원은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수요 감소로 인한 유가 하락의 영향이 있겠지만, 중국 시장 회복으로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주요 도시 전역에서는 교통 혼잡도가 현저히 감소하는 등 도로주행용 연료 소비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석유제품 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해 정제 이후 제품 가격이 원재료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면서 정제마진이 하락한 상황도 악재로 평가했다.

표=삼정KPMG
표=삼정KPMG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29.01달러에 머물렀음에도 불구, 3월3주차 기준 가공제품인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27.98달러를 기록한 점은 정제마진 하락의 단면이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원료인 납사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수요세가 회복되면 석유화학사의 수익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삼정KPMG는 예상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수요의 30~40%를 차지하는 중국의 전방산업 가동률이 점차 상승 중이므로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도 예상했다.

◆유통·식품·화장품, 온라인·배달 뜨고 오프라인 지고

삼정KPMG연구원은 유통산업에 대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및 외출 자제로 오프라인 채널은 큰 타격을 받는 반면, 온라인의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여행의 감소와 높은 외국인 의존도를 가진 면세점의 경우 당분간 매출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도 대외 활동 위축과 확진자 방문에 따른 영업정지로 상황은 비슷하다고 봤다.

반대로 식료품이 주요 수요 제품으로 구성돼 있는 대형마트는 코로나19에 따른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평가했으며 근거리 채널이나 비대면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인해 편의점과 온라인 매출은 상승 추세라고 덧붙였다.

삼정KPMG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을 집밥으로 대체하는 소비자가 많아짐에 따라 대형마트, 편의점 및 온라인은 신선식품과 HMR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식음료 부문은 주류·식자재·외식 업종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봤다. 그러나 외식은 배달앱 주문 수요 확대가 일부 상쇄할 수 있고, 온라인 식료품 구매 증가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화장품 기업의 면세 매출, 수출 및 국내 오프라인의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견고한 이커머스 채널과 소독·세정 분야, 더마코스메틱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기업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은 덜할 것이라고 삼정KPMG는 내다봤다.

◆게임·OTT, 이용시간 증가로 '수혜'…영화관 '피해 심각'

자료제공=영화진흥위원회
자료제공=영화진흥위원회

삼정KPMG연구원은 또 영화영상·미디어산업의 경우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의 이용 시간이 크게 증가하겠으나,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시청하는 영화관은 관람객이 급격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는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유럽에서의 영상 스트리밍 품질을 하향 조정했고, 구글 유튜브와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도 해당 지역에서 영상 품질을 낮추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국내 OTT 서비스 ‘웨이브’는 1월20일부터 3월1일까지 스트리밍 시청 시간이 16.4%, 영화 구매량이 1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의 OTT ‘시즌(Seezn)’도 실시간 채널 시청 횟수가 14%, VOD 구매 횟수가 10% 상승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지난달 국내 총 영화관람객은 737만명, 매출액은 623억원으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국내 35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반면 게임사업은 다수가 모이는 e스포츠나 PC방을 제외하고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삼정KPMG는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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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삼정KPMG

삼정KPMG연구원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지난달 중국 앱스토어 게임 다운로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62% 폭증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게임 이용 시간과 매출이 증가하면서 중국과 유사한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삼정KPMG는 내다봤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현재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사안으로 리스크·시나리오 확인 및 평가와 재무적 영향력 모델링과 유동성 평가, 단기적 현금 흐름 예측을 통한 여유 자금 파악을 꼽을 수 있다”며 “이에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시나리오 모델링, 운영 및 공급망 리스크 관리, 재무 리스크 진단, 비즈니스 회복탄력성(Resilience), 디지털 전환, 공급망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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