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 "CEO 논평 및 데이터센터 GPU 등에 주목" 조언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엔비디아가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락세를 펼쳤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미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친 탓에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결과다.
AI 랠리가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놓여있었던 만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향후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 발표 앞두고 주가 급락한 엔비디아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중 6% 이상 급락했던 엔비디아는 낙폭을 다소 줄여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가 넘는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엔비디아는 종가 기준으로 아마존닷컴에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주며 시총 4위로 내려앉았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주가의 급락에 대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매물이 집중된 결과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와 함께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최근 이틀간 고점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추세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으나, 엔비디아의 견조한 성장세를 감안할 때 단순한 차익실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다.
LSEG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1월 마감한 분기 매출이 203억7000만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조정 순이익은 400% 이상 급증한 113억8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놓는 향후 전망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BC는 "이미 지난 3분기 전년동기 200% 성장을 달성한 엔비디아에 대해 분석가들은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분기 실적과 전망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차익매물이 대거 출회된 것은 그간 급등세가 상당했던 탓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3배 상승한 데 이어 올해에도 40% 이상 올랐는데,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 중 가장 큰 상승률이다. 엔비디아는 2023년 초 이후 약 1조4000억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움직임에 대한 해석은 두려움과 탐욕, 그리고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추격이 혼재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견조한 성장이 동반되기는 했지만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은 사실상 비이성적인 흐름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예상치를 약간 어긋나거나 혹은 향후 전망과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이 조금이라도 포함된다면 주가는 쉽게 고꾸라질 수 있음을 뜻하는 부분이다.
엔비디아의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점도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다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2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일일 거래량의 8%가 엔비디아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테슬라(7%)보다도 높은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활동을 추적하는 나스닥 데이터 링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엔비디아 주식 12억달러 규모를 사들였는데, 이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보다도 더 많은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투자자들과는 달리 단기 매매에 나서는 경향이 있어 실적 발표 이후 개인 투자심리가 변화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WSJ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주가가 다음 단계로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고, 주가가 폭락할 수 있는 현실 자각의 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월가 "CEO 논평 등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의 논평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CNBC는 "월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지에 대한 CEO의 논평을 자세히 들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관련 수치도 중요하다.
바클레이즈의 토마스 오말리는 "GPU 수치는 더 넓은 시장 채택에 대한 전망과 함께 중요한 핵심 지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반도체 회사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가 충분한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한 점으로 꼽힌다.
CNBC는 "다른 분석가들은 엔비디아가 단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공급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 출하를 시작하는 최고급 AI칩 B100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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