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웃고 울리는 외국인...선물·현물 영향력 모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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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웃고 울리는 외국인...선물·현물 영향력 모두 커졌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05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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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물 매매 따라 지수 방향성 결정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언급에 현물시장에서도 강한 매수세
증권가 "단기적 선물 차익실현 욕구 강화될 듯...중장기 긍정적"
외국인의 선물 시장에서의 매매 패턴이 코스피 지수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의 선물 시장에서의 매매 패턴이 코스피 지수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매에 웃고 우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의 선물 시장에서의 매매 패턴이 지수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연휴를 앞두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시장에서 기조적인 매수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외국인 선물 매매 따라 코스피 흐름 엇갈려 

지난해 연말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와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변동성도 극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9~10월 급락 이후 11~12월에는 빠르게 반등했고, 1월 재차 급락한 이후 2월 초에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과정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 또한 빠르게 방향을 바꿔갔다는 점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9~10월 급락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 5조30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11~12월 코스피가 저점대비 17% 급등하는 과정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시장에서 8조50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후 1월 급락과정에서는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6조1000억원 순매도했고, 1월 말 이후 2월 급등 과정에서 외국인은 선물 3조원의 매수세를 보였다. 

5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1.3%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 시장에서 1만계약 넘게 순매도하면서 주식시장에 하방 압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롤러코스터 장세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 선물 매매"라며 "국내 증시의 수급이 얇아진 상황에서 외국인 선물 거래규모·비중확대와 변동성 확대는 코스피 롤러코스터 장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매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선물 매수세와 미국채 10년물 간 상관관계가 높은데, 채권금리의 안정적 흐름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외국인 선물 매수세 또한 기대할 만 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빠르면 2분기 중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채권금리 안정을 뜻한다"며 "이 경우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기조적인 매수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금리 하향 안정과 함께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방향성 매매를 한다면 코스피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물시장에서도 강한 영향력...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 뿐만 아니라 현물시장에서도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긍정적이다. 외국인의 매수세 강화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다.

실제로 1월17일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19일부터 외국인의 현물시장에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됐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가 전체의 매력으로 보면 한국증시는 MSCI EM 인덱스와 아시아에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그 매력이 덜했던 모습"이라며 "이제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그 기회를 만들고 있고, 외국인 입장에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특히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낮았기 때문에 한국시장 매수시 대형주 중심인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을 전반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3월 일본거래소가 PBR 1배 이하 기업에 대해 PBR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 공개를 요구한 뒤 일본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추세 반전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유입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긴 호흡에서 접근해야만 하는 이슈지만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는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선물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 열어둬야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시장에서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시장의 매매 패턴은 미 채권금리의 흐름과 상관관계가 높은데, 단기적으로는 채권금리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3.85%까지 떨어졌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주말 미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인해 4%대로 다시 진입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미 10년물 국채금리의 추가적인 반등 시도를 예상한다"며 "견조한 물가, 경기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은 직전 고점 수준을 넘어서는 4.2% 까지 반등이 가능하다고 보며,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 시장에서 차익실현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주 금요일부터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긴 연휴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익 실현 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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