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은행권의 상생금융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결정됐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환급에 1조6000억원, 전기료·임대료 지원 등에 4000억원 이상이 쓰일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21일 금융당국과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연합회 주요 회원사(산업·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수출입·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케이·카카오·토스) 은행장이 참석 했다.

이번 지원 방안은 국내 20개 모든 은행의 참여로 '2조원+알파(α)' 규모로 추진된다. 이에 따르는 은행별 부담 규모는 5대 은행 기준 2000~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은 최소 2조원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배분해 분담하기로 했다. 산업·수출입은행은 정책금융 프로그램으로 추가 지원(+α)을 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국민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행 요구가 증대됐다"며 "은행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를 감안할 때 당기순이익을 배분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연환산한 금액의 10%인 2조원 수준으로 지원액이 산출됐다"고 말했다.

지원 방안은 공통 프로그램과 자율 프로그램 투 트랙으로 추진된다. 공통 프로그램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우선 지원하고 남는 재원으로 이외 취약계층을 은행 자율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차주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은행권은 공통 프로그램으로 지난 20일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에게 이자환급(캐시백)을 시행한다. 환급 금액은 대출금 2억원 한도, 1년간 4% 초과 이자납부액의 90%이다. 총 환급 한도는 차주당 300만원이다. 전체 대출액의 75%, 차주수 60% 이상이 금리 5% 대에 집중돼 있다는 이유다.

캐시백 대상이 되는 이자는 ▲지난해 12월 21일 이전 최초 대출자는 대출일부터 올해 12월 20일까지 ▲ 올해 4월 1일 최초 대출자는 대출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다.

예를 들어 금리 5%로 3억원을 대출 받고 지난 20일까지 이자납입기간이 1년 경과한 차주에게는 180만원(2억원×(5%-4%)×90%)이 캐시백 된다.

은행별로는 건전성, 부담여력 등 감안해 일부 지원기준이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지원금액 한도를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하향조정하거나 감면율을 90%에서 70%로 낮추는 식이다.

은행권은 공통 프로그램으로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총재원 2조원의 약 80%인 1조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평균 85만원 수준이다.

공통 프로그램은 내년 1월 중순까지 은행별 집행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내년 2월부터는 이자환급 지원을 개시해 3월까지 최대한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연합회는 집행에 별다른 차질이 없다면 내년 3월까지 약 50% 수준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자 캐시백은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각 은행이 자체적으로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지원금액을 산정해 대상차주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자율지원 프로그램에는 1조6000억원의 이자환급 후 남은 4000억원이 활용된다. 전기료, 임대료 등을 지원하거나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외의 취약계층 지원, 보증기관과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자율 프로그램은 내년 1분기 중 은행별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연내에 집행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는 향후 분기별로 은행별 집행실적을 취합·점검해 발표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금리상승과 경기부진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이라고 판단해 우선순위로 지원하게 됐다"며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이 있으며 은행권도 공통 캐시백 프로그램 이외의 남는 재원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서민·취약계층 추가 지원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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