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토대로 은행산업의 나아갈 길 제시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조용병 제15 대 은행연합회장이 1일 공식 취임했다.
은행연합회는 조 신임 회장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의 은행연합회장 임기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조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경색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가계부채 문제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코로나19의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현상이 발생해 국민 어려움이 가중되고 실물경제의 기초체력도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은행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외부 평가에 비춰볼 때 (은행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은행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사회에 비춰지는 모습을 직시하고 은행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은행이 기본을 지켰는지, 혁신을 위한 노력이 충분했는지, 고통분담 노력이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최근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고 국회에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중심경영을 늘 외쳐 왔지만 고객 니즈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과 금융소비자보호에 부족한 점은 없었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편중된 수익구조와 불충분한 디지털 경쟁력은 은행이 혁신을 회피하고 쉬운 영업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줘 은행의 수익창출 노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라며 "은행이 더욱 가치를 제고하고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가의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그간 가계와 기업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노력해 왔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생태계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미시적인 방안을 고민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성찰을 토대로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기본, 변화, 상생으로 꼽았다.
그는 "은행은 경제의 혈맥으로 실물경제의 성장을 돕고 자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해왔으며 위기 시에는 경제의 방파제로서 충격을 흡수하고 어려움에 처한 가계와 기업을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다시금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은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플랫폼 혁신으로 테크 기업들과 경쟁·협력해야 한다"며 "AI(인공지능) 활용으로 은행경영의 혁신을 이뤄내고 글로벌 진출로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생태계의 일원으로 구성원 모두와 협업·공생하기 위해 은행 입장이 아닌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은행연합회는 사원은행·금융지주, 국회·당국·언론과 소통할 뿐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조 회장은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각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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