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인력 감축 나선 유통업계, 줄줄이 '희망 퇴직'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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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인력 감축 나선 유통업계, 줄줄이 '희망 퇴직' 칼바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1.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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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인력 효율화나서...희망퇴직 실시
이커머스부터 식품업계까지 '조직 슬림화' 추세
인력 감축 흐름 지속될 듯...신규채용 감소 전망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경기 불황에 따라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유통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다수의 기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는 12월 8일까지 만 35세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확정자는 4개월분의 급여를 받고, 다음달 말 퇴직해야 한다. 지난 2018년 11번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실시되는 희망퇴직이다.  

11번가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6019억원으로 지난해 27.6%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910억원으로 14.1% 감소했다. 

다만 앞서 2018년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나일홀딩스'로부터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약 500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시장 침체에 따라 IPO가 따라 무산됐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과 지분 투자 협상을 했으나 결렬됐다. 이에 매각설이 나오는 등 부담이 가중된 11번가가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한시적 프로그램으로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를 준비하는 구성원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로지 구성원의 자발적인 신청을 기반으로 (퇴직 제도가) 운영된다"고 말했다.

11번가 로고. 사진=11번가
11번가 로고. 사진=11번가

GS리테일도 최근 장기 근속자에 대한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1977년생 이상이 대상이며 18개월치 급여를 지급하고, 학자금 지원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인력 효율화를 추진해 온 GS리테일의 지난 3분기 기준 직원 수는 7495명으로 지난해 말(7814명)보다 300명 이상 줄었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9월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홈쇼핑업계의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홈쇼핑은 만 45세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가 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는 지난 5월 퇴사 시 특별 보상금을 주는 ‘이직 지원 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운영했다. 큐텐에 인수된 후 몸집이 커지자 인력 효율화 조치 차원에서다.

식품업계에서도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SPC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라그릴리아·쉐이크쉑·파스쿠찌 등을 포함한 14개 브랜드의 15년차 이상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앞서 매일유업도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또 최근 '방뇨' 맥주 논란이 일었던 ‘칭따오’ 맥주의 수입사 비어케이도 이달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논란 이후 급감한 칭따오 판매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현재의 인력 감축 기조가 이어져 내년 채용 폭도 함께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농심 메가마트는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다 최종면접만 남겨두고 취소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환경의 변화에 따라 업계 전반이 조직을 슬림화하고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비용 절감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같은 흐름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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