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3분기 실적 기대치 웃돌았는데...증권가는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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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3분기 실적 기대치 웃돌았는데...증권가는 '싸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1.14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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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목표주가 하향조정 이어져 
4분기 호실적 전망되나 실적개선폭은 둔화할 듯
사채발행한도 관련 리스크도 주가에는 부담 요인 
한국전력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으나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으나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국전력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9개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마무리 짓고 10개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면서 재무조건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전력, 3분기 연결 영업이익 10개분기만에 흑자전환 

지난 13일 장 마감 후 한국전력은 연결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9966억원을 기록, 10개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4조47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3.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8333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매출액 2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 수준을 예상한 바 있으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지난해 이후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및 연료비 하락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전의 올해 1~3분기 전력판매단가는 전년대비 29.8% 올랐고, 전기판매 수익 역시 28.8% 늘어났다. 반면 연료비 측면에서는 석탄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력 조달단가가 전년대비 18.4% 하락, 영업이익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실적 개선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도 3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유지되며 흑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SMP(계통한계가격,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가격)는 10월1일부터 11월13일까지 평균 130원 수준까지 하향 안정됐고, 평균 판매단가는 최근 발표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전력은 앞서 지난 8일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택용과 일반용, 기타 요금은 동결했으며, 전력 판매량에서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전력 판매 단가는 kWh당 약 5원 인상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연간 2.5조~3.0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조정 이어져 

3분기 긍정적인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SK증권의 경우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2만5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2만40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낮췄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1만8000원을 유지했다. 14일 오후 12시 현재 한국전력의 주가가 1만7450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4분기 실적개선폭이 3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제유가가 6월을 저점으로 9월까지 단기적으로 반등하면서 이에 후행하는 LNG 가격과 SMP가 4분기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와 함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전력 판매량 감소와 기저발전 이용률 하락으로 3분기 대비 비용구조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부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전기요금이 상반기 19.4원, 4분기에는 산업용만 평균 10.6원 추가 인상됐으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전 경영 장상화 방안에서 제시된 올해 필요 인상분은 총 51.6원에 달한다. 

이 연구원은 "이를 감안할 때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며 "내년 4월 총선 이후 전기요금은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사채발행 관련한 리스크 또한 주가에는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언론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사채발행잔액은 약 81.9조원으로, 만일 한전채 발행이 추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면 한도 6배 기준 기말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는 약 13.7조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별도 당기 순손실은 3분기 연결 흑자에도 불구하고 확대되면서 3분기 누적 기준 7조원을 기록한 상황. 

유 연구원은 "자본의 여유가 거의 없는 상황이며 4분기 흑자 기조를 가정하더라도 정산조정계수 등 매크로 지표 바깥의 다른 변수들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4분기마저도 순손실이 일정 부분 확대될 경우 연내 사채발행한도 관련 노이즈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조기 정상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내년 2분기 이후 점진적 요금 인상 기대감 커 

일각에서는 내년 2분기 이후 점진적인 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사채발행한도 관련 리스크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광래 연구원은 "2024년 큰 폭의 추가적인 요금 인상 없이도 5.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2024년 2분기 이후 베이비 스텝 수준의 점진적인 요금 인상과 함께 사채발행한도 관련 리스크도 점차 경감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2만1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편 이시각 현재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420원(2.34%) 내린 1만7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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