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난이도 '극상'...해답은 결국 '펀더멘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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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난이도 '극상'...해답은 결국 '펀더멘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1.10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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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변동성 속 투자자들 대응 어려워
증권가 "결국 펀더멘털...실적 개선 여부 주목하라"
변동성 장세 속 투자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동성 장세 속 투자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한 달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7.6%, 코스닥 시장에서 12.5% 각각 하락하면서 부진의 끝을 보여줬던 국내증시는 11월 들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극심해진 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개별적인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을 뒤흔들어 투자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폭등과 급락 오가는 국내증시...투자자들 대응 어려워

10월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국내 주식시장은 11월 들어 반전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낮아지고, 월초 진행된 미국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대외환경이 비교적 안정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 흐름은 더욱 돋보였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실시된 6일 코스피 지수는 2300선대에서 2500선대로 직행하며 5%가 넘는 상승 탄력을 보여줬고, 주가 과열 우려가 극심해 공매도 세력들의 타깃이 됐던 이차전지주는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의 급반등 속에서 미처 매수에 나서지 못한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에 나서야 할 지 여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 효과가 단 하루에 그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되밀리고 있고, 그간 시장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던 미 국채금리가 재차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대외환경 또한 불안정하게 바뀌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미 국채금리의 재상승에 파월 매파적 발언까지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변화는 미 국채금리의 반등이었다.

지난 밤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6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상승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14bp 가량 오른 4.63%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10bp 가량 상승하면서 재차 5%를 넘어섰다. 

지난 밤 미 국채금리의 상승세를 이끈 요인은 두 가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부진했던 미 30년물 입찰 결과였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충분한 조처를 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내년 5월 금리인하 전망이 기존 39.9%에서 29.8%로 10%포인트 후퇴했고, 내년 6월 금리인하 전망 역시 기존 42.3%에서 40.5%로 소폭 낮아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이후 나타난 자산 가격들의 변화는 금리·환율의 상단, 주가 지수의 하단을 확인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파월 의장이 또다시 톤 조절에 나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연준은 재차 금융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밸류에이션 확장에 힘입은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일 미 30년물 국채 입찰 결과가 부진했던 점도 장기물 국채 금리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미 재무부의 30년물 국채 입찰 결과 응찰률은 2.24배를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2.35배) 및 최근 6개월 평균(2.40배)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2년만에 가장 낮은 응찰률이며, 입찰자 수 역시 2021년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대외환경으로 인해 장기물 수요가 약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수급 우려가 재부각되어 10년물 금리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전고점을 넘지 않는 금리 수준이어서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수급 문제는 계속 관심이 필요해보인다"고 평가했다. 

변동성 장세 좀 더 이어질 듯...실적에 주목하라 

증권가에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숏커버 수급 영향력이 2주 내외를 정점으로 약화한다고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숏커버링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가 남아있지만 큰 기대는 말라는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미 성장주 중심으로 급격히 반등한 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속도 조절에 접어드는 모습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변동성이 유독 극심했던 이차전지주의 경우 오는 17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전후로 급등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13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납입 및 환불일에는 배정을 받지 못한 3조6500억원의 증거금이 다른 종목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17일 에코머티리얼즈 상장 전후로 이차전지 급등락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쉽지 않은 장세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조언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는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관심에서 멀었던 주가가 바닥권을 통과하는 저PER(주가수익비율)주의 반등이 돋보인다"며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로 수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지금부터는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사이클상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주식시장을 요약하면 수급으로 먼저 오른 주가를 이익으로 정당화하는 과정이었다"면서 "남은 기간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2024년까지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반도체, 중국 소비주의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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