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첫날, 잔고는 되레 늘었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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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첫날, 잔고는 되레 늘었다...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1.0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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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헤지성 공매도 물량으로 일시적 증가...감소 추세 이어질 듯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 종목 중 대차 상환 비율 낮은 종목 유리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 첫 날인 지난 6일 공매도 잔고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 첫 날인 지난 6일 공매도 잔고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 첫 날인 지난 6일 공매도 잔고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차전지주를 비롯해 그간 낙폭이 컸던 업종들이 폭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상당 규모의 공매도 잔고 청산(숏커버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오히려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잔고 증가가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당분간 공매도 잔고 감소 추세가 예상되는 만큼 숏커버링 속도가 더딘 종목을 겨냥해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공매도 잔고 증가, ETF의 헤지성 공매도 물량으로 일시적 현상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첫 날인 지난 6일 코스피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3일(11조8000억원)에 비해 7000억원 늘어난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6일 공매도 잔고는 지난 3일(6조원)에 비해 7000억원 증가한 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6일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에코프로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것을 비롯해 그간 주가 과열 우려 속에서 공매도 세력들의 타깃이 됐던 이차전지주가 폭등세를 보여 이들의 숏커버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격적인 공매도 조치를 시행하면서 원활한 증권 시장 운영을 위해 시장 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LP)들의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키로 한 바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첫 날인 지난 6일에도 이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에 대한 LP의 헤지 거래성 공매도 물량이 숏커버링 물량보다 더 많아지면서 공매도 잔고가 더 늘었다는 것이다. 

ETF의 LP 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정방향 ETF 거래가 늘어날수록 주식 현물로 매수 및 매도 호가를 제공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각 방향에 대한 헤지를 위해 현물 매수 물량 뿐만 아니라 공매도 물량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6일자 공매도 잔고 증가는 ETF의 헤지성 공매도 물량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잔고는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 종목 내 대차 상환비율 낮은 종목 유리

증권가에서는 숏커버 수급 영향력이 2주 내외를 정점으로 약화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분간은 숏커버 영향력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구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공매도 잔고 데이터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개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잔고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에는 공매도 통계 특성상 2거래일이 지연된다. 이에 따라 지난 6일자 공매도 잔고 변화 역시 8일 장 마감 후에야 확인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재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 데이터는 시점과 정확성에 있어 다소 오차가 발생한다"며 "투자자들은 신규 공매도 규모 확인까지 2거래일이 지연돼 숏커버 종목의 경우 잔고 추정에 있어 불확실성을 수반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공매도 잔고와 대차잔고 상환 비율, 주가 수익률을 활용해 정황상 추정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대차잔고 상환 비율이 높으면서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숏커버를 상당 부분 전개했다고 가늠할 수 있다"며 "공매도 상환 종목은 반드시 대차 상환을 동반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 종목 내 숏커버 진행률이 비교적 높다고 추정되는 종목은 호텔신라, 두산퓨얼셀, 현대엘리베이, 포스코퓨처엠 등이라는 것. 

코스닥 150 내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 종목 내 숏커버 속도가 더딘 종목을 겨냥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주가는 상승했지만 대차 상환 비율이 여전히 낮은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고, 숏 스퀴즈 가능성이 높은 종목군으로의 압축 대응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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