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 패션업계 침체'…'스몰 럭셔리' 뷰티·향수로 반등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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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위축, 패션업계 침체'…'스몰 럭셔리' 뷰티·향수로 반등 꾀한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1.07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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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한섬·신세계인터·LF 등 실적 먹구름
경기침체에 의류 수요 위축…포트폴리오 다각화
고마진·고성장 뷰티·향수 사업으로 돌파구 마련
한섬 푸에기아 1833
한섬이 국내에서 선보이는 '푸에기아 1833'의 뉴욕 소호 매장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이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두는 등 업계 내 불황이 이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LF 등 기업들은 화장품·향수부터 인테리어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실적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73%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1% 감소한 3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의류시장 위축과 해외 브랜드 론칭, 영업망 확대 등 신규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LF는 올 상반기에 영업손실 25억원(연결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한섬의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30.5% 축소됐고 매출액은 7516억원으로 0.4%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 287억원, 매출액 646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60%, 12.2% 감소했다.

나머지 패션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매출 추정치는 3306억원,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 48.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LF의 매출액 추정치는 2.7% 줄어든 4228억원, 영업이익은 51.0% 감소한 146억원으로 전망됐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여파로 패션 시장의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업계는 고부가가치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수익성 보전에 나서고 있다.

한섬은 뷰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Liquides Perfume Bar)’와 지난달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의 남성용 라인 '오에라 옴므 컬렉션'를 선보인데 이어 아르헨티나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FUEGUIA 1833)' 국내 1호점을 이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선보였다.

푸에기아1833은 지난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설립된 럭셔리 니치 향수 브랜드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해 미국 뉴욕,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서 매장을 운영중이다. 각 제품을 1회 생산 시 1000병 이하로 한정 생산하며, 향수병에 생산년도와 고유번호를 기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대는 30ml 기준 20~90만원 대, 100ml 기준 40~150만원 대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연내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매장과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일환으로 향수·화장품 등 ‘스몰 럭셔리’ 분야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 제품 이미지.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 제품 이미지.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체 뷰티 브랜드 '연작'과 '뽀아레'를 육성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등 총 10여개의 니치향수와 멜린앤게츠, 네츄라비세 등 고급 스킨케어, 아워글래스, 로라 메르시에, 돌체앤가바나 뷰티 등의 메이크업, 오리베, 다비네스, 라부르켓 등 헤어 및 바디케어 브랜드를 고루 확보해 수입 화장품 사업을 전개 중이다.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뷰티 시장을 정조준한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는 그간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으며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리즈 런던 2023'의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참가한 바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은 올해 1월~10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스킨 퍼펙팅 프로텍티브 베이스프렙’과 ‘전초 컨센트레이트’ 두 제품이 연작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등 브랜드 매출을 견인했다. 

또 지난 6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힐리를, 7월에는 이탈리아 럭셔리 프래그런스 브랜드 쿨티를 잇달아 론칭하며 향수 라인업을 확장했다. 국내 고가 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브랜드를 발굴해 인기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니치 향수가 국내 향수 시장의 메인으로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의 향수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취향이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다”면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성장 가능성 높은 신규 브랜드를 꾸준히 발굴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F
LF가 공식 수입을 시작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브제' 홍보 이미지. 사진=LF

LF는 지난달부터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브제'(L'OBJET)의 공식 수입을 시작했다. 로브제는 미국 베벌리 힐스에서 활동하던 인테리어 디자이너 엘라드 이프라흐가 2004년 출시한 브랜드다. 현대 파리, 뉴욕, 런던 등에서 부티끄를 운영 중이다. 그간 국내에는 파페치, 네타포르테 등 해외 명품 직구 플랫폼을 통해 유통돼 왔다.

LF는 LF몰과 라움이스트를 통해 로브제의 다양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로브제 20주년을 맞아 최근 출시된 '아포써케리 컬렉션' 중 향수, 핸드와 바디솝, 핸드와 바디로션 등 뷰티 품목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고 오는 12월 캔들, 룸 스프레이 등으로 품목을 확대한다는 예정이다.

아울러 LF는 지난해 4월 국내 론칭한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브랜드 '조보이'를 중심으로 니치 향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뮤직 퍼퓸' 니치 향수 브랜드 '르 오크스트르 퍼퓸'을 국내 론칭했다.

LF 관계자는 "패션, 뷰티에 국한되던 고급, 니치 소비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카테고리도 세분됐다"며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적극 대응하고자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또 한 번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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