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유럽향 수요 둔화 불가피..북미 성장세는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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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유럽향 수요 둔화 불가피..북미 성장세는 유효"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0.17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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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장 내 中 소재기업 점유율 상승세 이어질 듯
국내 업체들의 유럽향 배터리셀·소재 수요 약세 지속 불가피
북미 지역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
국내 이차전지 업종에 대해 중장기적 긍정적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사진=연합뉴스
국내 이차전지 업종에 대해 중장기적 긍정적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럽 전기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중국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유럽향 배터리셀, 소재 수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는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이미 상당히 낮아진 상태다. 또한 북미 중심의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수요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과도하게 보수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유럽 전기차, 중국 영향력 커져...국내업체 점유율 하락 불가피

17일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셀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국내 업체들의 유럽향 배터리 셀, 소재 수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 지역에서의 전기차 판매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유럽 지역의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올해부터 독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보조금 정책이 중단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은 5만9000대로, 전년동기대비 15.7% 감소했지만,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 판매량은 19만4000대로 전년동기대비 103.2% 성장하며 고점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유럽향 수요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 이는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잠정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GM 얼티엄셀즈 공장 배터리 셀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약 95% 증가한 4.5GWh 수준을 기록한 반면 이를 제외한 중대형 배터리 셀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약 12% 감소한 15GWh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양극재 출하량의 경우 전분기 대비 20~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수요가 둔화되는 주요 원인으로 ▲주요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재고가 증가하면서 배터리 셀, 구동 모터 등 핵심 부품 수요가 약화됐을 가능성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한국,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는 것이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유럽향 배터리 셀, 소재 수요 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북미 중심의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2022년 기준 침투율이 약 7%에 불과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것.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현지 완성차 OEM 업체들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재 배터리 밸류체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과정에서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합작사 설립과 신규 수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공식화된 주요 배터리 셀 업체들의 북미 지역 배터리셀 생산능력 총 증설 규모는 약 845GWh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데 이 중 국내 업체들이 약 631GWh로 전체의 약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정 연구원은 "한국이 북미 전기차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국이 될 전망"이라며 "미국-중국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의 북미 시장 진입이 일부 업체들에 한정되고 있고, 이 마저도 의회의 견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과도한 보수적 태도보다는 중장기 긍정적 접근이 유효 

최근 이차전지 업종이 다양한 우려 요인을 반영하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정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과도하게 보수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2024~2025년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유럽향 매출 의존도가 낮은 업체 중 미국 IRA 법 수혜가 예상되거나 배터리 기술적 변화로 인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장기 실적 성장세가 뚜렷할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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