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보는 중동 분쟁 리스크는? "고유가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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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보는 중동 분쟁 리스크는? "고유가 고착화 우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10.10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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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제한적 영향 예상하면서도 고유가 대비할 것 조언
WTI 분기점은 87달러...이란 원유 공급 축소 여부가 관건 
증권가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과 관련해 고유가 고착화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건물이 붕괴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과 관련해 고유가 고착화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건물이 붕괴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다수의 분쟁이 단기간에 종료됐던 만큼 이번에도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고유가 고착화 가능성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증시는 안정적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보복 폭격하고,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약 1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간 분쟁 직후 국제유가는 4% 이상 급등하는 등 불안한 중동 지역의 정세를 곧바로 가격에 반영했으나, 중동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스라엘 주가 지수는 8일 개장 후 7% 가까이 급락했으나 지난 밤 미 3대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10일(한국시간) 오후 12시 현재 코스피 지수 역시 243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0.8%의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장 초반 한 때 1%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지역의 분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국제유가의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쟁 발발 시점과 정황이 1973년 4차 중동 전쟁인 욤 키푸르 전쟁과 유사해 벌써부터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욤 키푸르 전쟁은 정확히 50년 전인 1973년 10월6일 유대교 명절 '속죄의 날'에 이집트와 시리아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다. 당시 이 전쟁으로 인해 아랍권이 일제히 석유 감산에 나서면서 유가가 폭등, 1차 오일쇼크를 유발한 바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이를 언급하며 "공교롭게도 정확히 50년만의 침공이라는 점에서 1차 오일쇼크를 유발한 4차 중동 전쟁과 비교된다"며 "이때 유일하게 전쟁 발생 이후 주가가 추세를 전환했다"고 언급했다. 

욤 키푸르 전쟁 당시에는 사우디아라바이와 6개 아랍 석유 수출국이 이스라엘 지지 국가들에 원유 수출을 중단해 유가 급등을 이끌었으나, 지금은 당시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유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 급등 가능성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산유국이 아니고, 과거 다수의 분쟁이 단기간에 종료된 경우가 많아 원유 시장 파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여타 산유국들까지 확전 양상을 보일 경우 유가 급등 리스크를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황 연구원 역시 "지금은 미국이 산유국이고, 오일쇼크 당시에는 없었던 전략 비축유가 마련된 점은 과거와는 다른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현재도 문제는 유가"라고 언급했다. 

이란 원유 공급 축소 여부가 관건 

지난 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3일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고유가가 고착화된다면 주식시장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단 주변 산유국까지 전쟁이 확전되거나 미국과 이란과의 갈등이 증폭될 경우 국제유가와 금리는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최근 이란이 하루 200만배럴 이상의 원유 수출을 하고 있어 그나마 국제유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란의 원유 공급 축소 여부가 가장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럴당 87달러 선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단기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은 87달러"라며 "10월 4일 장대음봉 중간 가격대이자, 10월 WTI 평균 가격이 85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유가 레벨업을 인식할 수 있는 가격대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주요국(미국, 중국, 러시아 등)들의 참전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중동지역 내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가 측면에서도 공급 불안으로 인한 반등 시도는 가능하겠지만, 당장 전고점을 넘어서는 추세적인 상승을 재개해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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