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는 美 국채금리, 글로벌 증시 걸림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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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는 美 국채금리, 글로벌 증시 걸림돌 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9.22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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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년물 국채수익률 2007년 이후 최고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견조한 고용지표까지 
월가 "국채금리 상승세 좀 더 이어질 것"
미 국채금리가 1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연합뉴스
미 국채금리가 1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국채금리가 1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된 실업지표를 통해 안정적인 고용시장을 보여주면서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사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뒷받침한 것이 국채금리 상승세로 이어졌다. 

미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이 기술주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10여 년 만에 최고치 찍은 미 국채금리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채금리는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479%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안착했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5.148%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4.55%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국채수익률의 상승 추세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일 FOMC에서는 9월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 및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2024년 기준금리 인하폭이 당초 예상보다 작을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미 국채금리는 상승폭을 키웠다. 견조한 고용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뒷받침한 결과다. 

채권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채권 가격의 하락세가 가파름을 의미한다. 

에덴트리 FI 펀드 매니저인 마이클 쉬한은 "파월 의장이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이끄는 가운데 미국 채권 시장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의 국채 시장으로도 확산됐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0.07%포인트 오른 2.78%를 기록, 2011년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국채금리 고공행진 속 부진한 주식시장 

미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은 미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 급락했다. 이날까지 주간 기준으로는 3.53% 급락한 것인데, 이는 3월10일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률이다. 9월 이후로는 5.77% 하락세를 기록중이며 8월에 이어 두달 연속 월간 기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나란히 두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두달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지난해 8~9월 이후 1년만이다. 

미 30년물 국채금리의 급등세는 특히 부동산 섹터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했다. 

장기물 국채금리의 급등세는 리즈·상업용 부동산 업체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고금리에도 타격을 받지 않았던 주택건설회사들까지 약세로 이끌었다. 

지난 밤 보스턴 프로퍼티즈가 7.1% 하락하고, 알렉산드리아리얼에스테이트가 8.3% 급락한 것을 비롯해 부동산 매매 온라인 플랫폼인 오픈도어랩스가 14% 급락하는 등 부동산 관련 종목들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연구원은 "채권 금리가 2006~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시장의 공포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 "당분간 국채금리 상승세 지속될 것"

증권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전일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채권 수익률 상승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보다는 단기채권 대신 장기채권을 보유하는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나, 실질 금리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채권 수익률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강해진 미 경제 성장세, 그리고 더 많은 국채 공급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금리 안정에 인플레이션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며 "채권 공급 물량 자체가 늘어난 것을 걱정하는 힘이 커서 금리 추세 하락 전환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172명의 경제학자 및 시장 참여자 중 58%가 미 2년물 국채금리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대다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신호를 보낸 후 채권 트레이더들은 미 국채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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