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케이블TV에 '방송 중단' 통보…'송출수수료 최대' IPTV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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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케이블TV에 '방송 중단' 통보…'송출수수료 최대' IPTV엔 어떻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8.29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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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현대·롯데홈쇼핑 케이블사에 방송 중단 통보
업계 "방송 매출액 줄었는데 송출 수수료 부담 여전"
영향력 큰 IPTV…"송출 중단 쉽지 않을 듯"
[CJ온스타일 사진자료] 'Z-CON'. CJ온스타일 라이브 커머스와 TV쇼핑 원플랫폼 세일즈로 파급력 제고(1).jpg
이달 CJ온스타일이 삼성전자와 함께 개최한 ‘갤럭시Z플립5∙Z폴드5’ 론칭 기념 쇼케이스 'Z-CON' 진행 화면 모습. 사진제공=CJ온스타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TV홈쇼핑업계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격화되며 홈쇼핑업체들이 방송 중단을 잇따라 통보하고 나섰다. 업계는 TV 시청 인구의 감소로 방송 매출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송출 수수료에 대한 협상에서 케이블TV 사업자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방송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번 송출 중단이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이나 위성방송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전날(28일) 케이블TV 사업자인 LG헬로비전에 재계약 협상 중단을 최종 통보했다.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10월부터 방송 송출이 중단된다. 송출 중단이 실제로 이뤄지면 서울 양천구·은평구, 경기 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 23개 지역의 LG헬로비전 가입자 약 368만 가구는 TV를 통해 CJ온스타일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앞서 현대홈쇼핑도 LG헬로비전에 9월 말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으며, 롯데홈쇼핑은 또 다른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홈쇼핑 업체들의 이러한 결정은 방송 사업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더 이상 과도한 송출 수수료 부담을 지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홈쇼핑업계는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최근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등 TV의존도 낮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체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시청자에게 노출되기 쉬운 '좋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송출 수수료 부담이 계속해서 커졌다는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 '2022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채널과 T커머스 5개 채널이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 414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2021년(2조2490억원) 대비 7.4%(1658억원) 증가했다. 2017년 송출수수료가 1조 409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5년새 약 1조원이 넘게 늘어난 셈이다.  

반면 홈쇼핑업체들의 지난해 방송사업매출은 3조 7113억원으로 전년대비 2.9%(1091억원) 감소했다. TV홈쇼핑 7개 채널의 방송사업매출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2조 8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따르면 홈쇼핑업계는 전체 방송사업매출의 약 65%를 유료방송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은 2018년 46.1%, 2019년 49.3%, 2020년 54.2%, 2021년 6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유료방송사들의 전체 방송사업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커졌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2021년 40.3%에서 지난해 41.9로, 위성방송은 34.1%에서 35.5%로 늘었다. IPTV는 28.6%에서 30.2%로 송출수수료 매출액 비중이 증가했다. 

유료방송사업자별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규모. 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유료방송사업자별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규모. 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다만 현재 홈쇼핑 방송 송출 중단은 케이블TV 사업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받은 사업자는 통신 3사(SK·KT·LG)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IPTV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이 지난해 유로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 수수료는 인터넷TV(IPTV)가 전년보다 11.7% 증가한 1조 4795억원으로 가장 크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88억원(1.2%) 증가한 7558억원, 위성이 18억원(1.0%) 증가한 1795억원 순이다. 

송출 수수료 인상 폭도 IPTV가 가장 높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17개 채널이 케이블TV에 지급하는 연간 송출 수수료는 2015년 7714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7558억원으로 나타났다. 수년 간 7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IPTV에 지급하는 송출 수수료는 2015년 2404억원에서 2020년 1조를 넘긴 후 지난해에는 1조 4795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블TV는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산업이 둔화하고 있는 반면, IPTV는 가입율을 유지하고 있어 가장 큰 송출 수수료 받고 있음에도 홈쇼핑 업계가 섣불리 방송 송출 중단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서울에만 26개가 있는 케이블TV와 달리 IPTV 사업자는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세 곳으로만 이뤄져 협상력이 더 크다.

한편 송출 수수료를 두고 진행되는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 사업자간의 힘겨루기로 소비자 불편만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측의 갈등이 실제로 방송 송출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홈쇼핑 방송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이 각각 LG헬로비전과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비에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이후 관련 업체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추가 협의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홈쇼핑업계가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상황에서 과기정통부가 더욱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과기정통부가 홈쇼핑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을 발표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가검증협의체를 꾸려 갈등을 중재하기로 했지만 현재 협의체 없이 송출 중단이 잇따라 결정되는 등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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