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시동 건 정유주, 유가 하락에 울상…핵심은 정제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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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시동 건 정유주, 유가 하락에 울상…핵심은 정제마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8.2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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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에쓰오일 제외하고 최근 주가 약세
4사 합산 2분기 영업손실 1조346억원 달해
정제마진 강세로 3분기 정유사 실적은 흑자 전환 전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중국의 수요 둔화로 국제유가가 이틀째 하락하면서 정유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세였지만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유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 긴축 장기화 전망과 중국 실물경제 둔화 우려가 지목됐다. 다만 실적을 가르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정유사들이 이익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사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0.32% 떨어지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S-Oil)은 2.68% 가량 올랐다. 반면 GS는 GS건설의 부실시공 논란과 GS칼텍스 실적 악화로 해당 기간 1.43% 떨어졌다. HD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보유한 HD현대 역시 1.83% 하락했다. 

에쓰오일(S-Oil) 주가는 이달 초 급등했으나
에쓰오일(S-Oil) 주가는 이달 초 7만원대 후반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폭을 반납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이같은 하락은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 악화와 관련이 있다. 유가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 손실 규모가 늘고, 경기 둔화로 석유 제품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약세를 이어갔다. 

올해 2분기 SK이노베이션은 10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9% 급감한 364억원대로 내려앉았다.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361억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이유는 국제유가 하락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센트(0.46%) 하락한 배럴당 80.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으며, 이틀간 하락률은 1.11%에 달한다. 

근월물이 되는 10월물 가격은 48센트(0.6%) 하락한 배럴당 79.64달러에 마감했다. 정유기업들은 유가가 오르면 통상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익성이 증대된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주 역시 방향성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OPEC+의 감산 영향으로 지난 9일 배럴당 84.40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우려 역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경우 향후 70달러 중반까지 낮아질 것을 예상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이후 단기적 유가 상승이 있었으나 여전히 부진한 중국 경기지표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안팎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3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의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차감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주간 평균 16.5달러로 재차 반등했으며, 후반에도 17달러 수준의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납사 마진이 -20달러에 육박해 매우 부진하다는 점, 전쟁 효과가 포함된 2022년을 제외한 지난 10년 간 정제마진의 상단이 10~11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휘발유와 등·경유의 마진이 초강세를 시현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우려, 미국과 이란의 관계 회복 등은 유가 단기 조정 요인이나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석유제품 시장의 수급 상황을 감안할 시 높은 정제마진 수준이 하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며, 이란의 컨덴세이트 수입 재개 가능성은 한국 정유사의 원가 개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회복되면 정유주 주가 역시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정유 4사의 올해 2분기 정유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1조346억원에 달하는데,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들이 모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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