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지난 10일 해외 단체관광 허용국에 한국 포함
화장품·면세점·카지노주 상승세
중국 부동산 리스크로 여행객 소비여력 제한 가능성 있어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재 관련주가 강세다. 중국발 악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재만 선방했다는 평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지수 중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가 이달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은 6.78%로,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것은 KRX 필수소비재 지수(6.47%)다.
중국 문화여유부가 지난 10일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 허용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키면서 화장품·면세점·카지노 관련주로 투자심리가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코리아나의 경우 18일 장 초반 상한가를 찍었다가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고 전일 대비 11.75% 오른 4280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화장품주 중에서는 한국화장품(9.85%), 토니모리(5.26%), 잇츠한불(4.97%), 마녀공장(4.39%) 등이 상승 마감했다. 카지노 관련주 중에서는 롯데관광개발(0.34%), 파라다이스(0.12%) 등이 상승했다.
관광 관련주로 투자심리가 이동하면서 정부도 소비 진작을 위해 나섰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초 중국인 관광객 확대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확대안에는 한·중 항공편을 늘리는 것과 중국 내 비자신청센터를 추가 개소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내수 활성화와 여행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602만명을 기록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23만명까지 급락한 바 있다.
정부는 중국 국경절 연휴인 다음달 29일부터 10월 6일에 맞춰 현지의 한국 관광 홍보도 늘린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경기 부양효과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당초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했던 데다가, 방한 관광객 수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대형 민영 부동산 디벨로퍼인 헝다, 완다, 벽계원에서 채무 불이행 이슈가 나타나면서 중국발 크레딧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야기하는 추세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들의) 가계자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추세적인 반등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비시장 개선이 더디게 전개될 것"이라며 "중국인 여행객의 소비여력이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레벨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저점 확인 구간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기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고조되면서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벽계원' 달러채 이자 미지급, 헝다 챕터 15 파산 신청 등 부동산금융 부실화 조짐이 보인다"며 "중국 부동산 금융 부실화 노이즈가 계속되며 시스템 위험 경계가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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