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고액 자산가 모시기 경쟁 치열…WM강화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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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고액 자산가 모시기 경쟁 치열…WM강화에 초점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8.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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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Q 기준 국내 WM 자산규모 3년 전 대비 18%↑
충당금 적립으로 2Q 영업이익은 감소…수익성 확보 절실
브로커리지·기업금융·S&T 이어 WM 전략 강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홍역을 치르면서 수익성을 강화할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는 차액결제거래(CFD) 이슈로 인한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WM 특화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WM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WM 자산규모(펀드·투자일임·특정금전신탁)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2768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0년 6월 말(2335조원)과 대비해 약 433조원(18.5%)가량 늘었다. 

충당금 적립 등으로 주요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에 비하면 WM 규모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을 제외한 8개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조2085억원으로 전기 대비 40.7% 급락했다. 

브로커리지·IB 양호한 성적…WM 강화 필요성 증대

상반기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주요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면서 WM에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증시가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활황세를 이어갔다. 2분기 증시 거래대금은 일평균 2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도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와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이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IB 시장에서도 NH투자증권 등이 선전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3조원어치 이상의 국내 회사채 발행을 대표주관했으며,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에도 성공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파두의 상장도 주관했다.

자기자본 규모 상위 5개사가 아닌 경우에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WM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수익은 주로 키움증권과 상위 증권사들 위주로 성장한 면이 있고, IB는 모든 증권사들이 전통적으로 사활을 거는 분야"라며 "세일즈앤트레이딩(S&T)은 금리를 타기 때문에 결국 더 강화할 수 있는 것은 WM 분야"라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 운영 늘어

증권사들은 WM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 등을 늘리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브랜드 산하의 증권사들이 은행과 증권을 합친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영한다.

KB금융은 지난해 5월 초부유층 전담관리 조직인 골드앤와이즈서밋(GWS) 본부를 신설했다. KB금융 프라이빗뱅킹(PB) 브랜드인 골드앤와이즈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지난해 9월에는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KB GOLD&WISE the FIRST)'를 압구정에 개소하기도 했다. 

하나금융도 내년 3월을 목표로 프리미엄 브랜드 점포인 클럽원(Club1) 3호점 개소를 준비 중이다. 클럽원 역시 은행과 증권을 합친 복합점포로, 삼성동에 1호점과 한남동에 2호점을 두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은행과 증권을 하나에 모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금융복합점포 모델인 '신한PWM'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신한PWM은 패밀리오피스센터 3곳과 PIB센터 1곳, 22개의 PWM센터를 갖추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VVIP 전용 점포인 '프리미어 블루'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벤처캐피털(VC)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품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 프리미엄 점포 'DB알파플러스클럽'을 열었다. 신영증권 역시 지난 7일 '프라이빗 클럽 명동'을 열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1호점을 이은 데 이어 두 번째 론칭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6일 '강남프리미어PB센터'를 오픈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분야 강화가 증권사들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고액 자산가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화점포 개설이나 맞춤 서비스가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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