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J, 식품 이어 '뷰티'에서도 갈등…'유통공룡' 전면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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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J, 식품 이어 '뷰티'에서도 갈등…'유통공룡' 전면전 양상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7.26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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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CJ올리브영 공정위 신고
"쿠팡과 거래 막기 위해 납품업체에 '갑질'"
쿠팡-CJ제일제당 갈등도 여전…물류·OTT로 확전될까
쿠팡 본사. 사진=연합뉴스
쿠팡 본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쿠팡과 CJ의 갈등이 확전되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과 햇반 납품 단가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쿠팡은 최근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식품, 화장품, 물류, OTT 등 사업 영역이 겹치는 쿠팡과 CJ의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온라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쿠팡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중소 납품업체에 갑질을 지속해왔다는 내용이다. 쿠팡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거래 방해 갑질은 쿠팡 납품 계획을 알린 납품업체에게 매장을 축소하겠다고 압박하거나, 납품업체의 특정 인기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는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대규모유통업법 13조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자는 부당하게 납품업자등에게 배타적 거래를 하도록 하거나 납품업자등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쿠팡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의 배타적 거래 강요행위는 납품업체들의 거래상대방 선택의 자율권을 박탈하고, 경쟁사업자인 쿠팡의 뷰티 시장으로의 진출 및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CJ올리브영이 뷰티 시장에서 온라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과정과, CJ올리브영이 '오늘드림' 서비스와 쿠팡의 핵심 영역인 '로켓배송'을 직접 비교하며 홍보를 진행한 점을 살펴봤을 때 쿠팡을 직접적인 경쟁사업자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방해 행위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CJ올리브영 오늘드림 캡쳐 이미지. 사진=쿠팡
CJ올리브영 오늘드림 캡쳐 이미지. 사진=쿠팡

쿠팡은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인 화장품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달 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공식 론칭한 바 있다. 이에 쿠팡이 뷰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뷰티업계 1위인 CJ올리브영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CJ올리브영 측은 "올리브영은 쿠팡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쿠팡의 신고와 별개로 현재 CJ올리브영은 '랄라블라', '롭스' 등 헬스앤뷰티(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쿠팡 신고가 공정위 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신고로 또 다른 '갑질' 혐의가 제기되면서 CJ올리브영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한편, 기존 사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는 현재 오프라인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의 시장 지배력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쿠팡이 신고를 통해 올리브영을 문제삼은 건 2019년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이 시기 올리브영은 다양한 제품군을 온라인에서도 판매하며 연매출 2조 8000억원을 올리는 사업자가 됐다. 온라인 사업자인 쿠팡의 경쟁자로서 온라인 시장 내 지배력을 따져보면 CJ올리브영의 시장 점유율은 대폭 내려간다. 공정위가 CJ올리브영을 어느 시장 사업자로 구분 짓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쿠팡은 현재 CJ제일제당과 햇반 납품 단가를 두고 지난해 말부터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쿠팡은 CJ제일제당 발주가 중단된 이후 중소·중견 식품 제조사들의 제품 홍보를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은 쿠팡을 제외한 신세계그룹과 11번가, 컬리 등의 유통기업들과 '반(反)쿠팡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는 CJ와 쿠팡이 갈등이 점차 확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이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해 택배 사업에 뛰어들며 CJ의 택배 계열사 대한통운과 경쟁에 돌입했고,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역에서는 쿠팡의 '쿠팡플레이'와 CJ ENM의 '티빙'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 신흥 강자로 등극한 쿠팡이 기존 유통공룡 CJ와의 본격적인 신경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이라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인 만큼 이같은 갈등은 지속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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