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착한 은행'…5대 시중은행, 올 상반기 사회공헌지출 전년비 1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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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착한 은행'…5대 시중은행, 올 상반기 사회공헌지출 전년비 12% 증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7.20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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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 뭇매에도 지속 가능 금융 매진
금융권 사회공헌 12% 증액, CEO들 "착한 은행 되자"
주요 은행 각양각색 ESG 전략 발표
국내 주요 은행들이 '이자 장사'라는 뭇매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금융을 위한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순·맨 위에서부터 아래로)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고(高)금리 기조에 편승해 '이자 장사'를 한다며 정부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 사회공헌액을 지난해보다 10% 넘게 늘리는 등 지속 가능한 금융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집행한 사회공헌 지원액은 모두 5315억3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727억7000만원)보다 12.4% 늘었고, 지난해 전체 지원액(7822억8000만원)의 68%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399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사회공헌액을 지출했다. 그 뒤를 NH농협(1278억원), 하나(1037억원), 신한(965억3000만원), 우리(635억8000만원) 순으로 이었다. 부문별로는 규모가 가장 큰 서민금융지원이 지난해 상반기 2873억7000만원에서 올 상반기 3012억6000만원으로 1.3% 늘었다. 지역사회와 공익 지원(42.3%), 문화·예술(메세나) 및 체육지원(24%) 등도 규모가 커졌다.

사회공헌 12% 증가…CEO들 "착한 은행 되자"

주요 금융사들은 이런 상생 분위기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하반기 주요 과제로 상생과 선한 영향력, 내부통제 강화 등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다가올 미래에도 KB는 고객에게 만족과 행복을 주는 금융그룹이 돼야 한다”며 “고객에게 신뢰받는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목적이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사회와 상생하는 ‘선한 은행’이 돼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 일등보다는 일류를 지향하는 선한 기업을 통해 고객·사회·은행의 가치가 높아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올해 상반기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며 그룹의 건전성 관리, 자본비율 안정화 등 리스크 관리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며 “기업문화 혁신의 기틀을 다지고 상생금융을 선도하는 등 우리금융의 과감한 변화가 시작된 뜻깊은 기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금융의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업력 강화는 물론, 여신심사 및 관리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달라”고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또한 취약계층 지원과 에너지 절약, 스포츠 후원 등 ESG 관련 행사마다 직접 참여해 챙기며 "지역사회와 상생금융을 통한 ESG경영을 지속 확대해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이 ESG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각양각색' ESG 전략

실제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ESG 성과, 중장기적 전략 및 비전 등을 담은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KB국민은행은 환경보고서인 'KB 그린 웨이브 리포트'를,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ESG 보고서'를,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첫번째 'ESG 보고서'를 펴냈다.

은행별로 ESG 경영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KB국민은행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라는 미션 아래 '환경·사회 책임 경영과 좋은 지배구조 확산을 통한 지속이 가능한 가치 및 고객 신뢰 제고'를 전략 목표로 세우고 있다. 주요 전략 방향은 'S.T.A.R'다. 동반성장 상생협력(Shared Growth)·신뢰 기반 경영활동(Trustworthy Business)·기후변화 대응(Advanced Climate Action)·책임투자 이행(Responsible Investment)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은 ESG 경영 전략과 관련해 그룹 ESG 목표도 제시했다.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50조원, 환경 부문은 25조원으로 확대하고 탄소 배출량의 경우 내부 배출량은 2040년,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7년까지 다양한 계층 채용(15%), 여성 리더 양성(20%), 여성 핵심 전문가 육성(30%) 등 다양성 가치를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KB국민은행은 그간의 ESG 주요 성과도 공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9조1300억원의 친환경 금융을 달성했으며 내부 탄소 배출량은 지난 2020년 대비 14% 감축했다. 이밖에 ESG 자기진단 852건, ESG 컨설팅 101건, 봉사활동 2만1211시간 등 성과를 이뤘다.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해 진행 중인 'K-Bee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KB국민은행은 여의도 본관 옥상에 K-Bee 도시양봉장 1호를 설치하고 강원도 홍천에 밀원수 10만 그를 심는 등 꿀벌 개체수 증가와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확대되는 변동성과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공존과 상생을 진행하는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더 나은 미래를 향한 ESG 경영의 고삐를 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ESG 리딩뱅크'라는 비전을 세우고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ESG 경영 전략들 추진해나가고 있다. 중기 전략으로는 'L.E.A.D'를 내세웠다. 이는 ESG 이니셔티브 선도 및 규제 대응 강화(Lead ESG Standard)·신사업 확장·ESG 금융 생태계 조성(Expand ESG Alliance)·친환경·사회적 금융 증대(Accelerate ESG Finance)·ESG 내재화·브랜딩 강화(Design ESG Brand-Identity)'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한은행이 공개한 ESG 관련 성과를 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친환경 금융 실적은 친환경 대출 5466억원, 친환경 투자 1조812억원 등 총 1조6278억원가량을 지원했다. 탄소배출의 경우 신한금융그룹의 비전 '제로 카본 드라이브'에 발맞춰 2030년까지 자체적으로 배출한 탄소 배출량 42% 감축하는 등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여성 리더 육성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 경영진 10.7%, 부서장 10.6%를 기록했고 오는 2030년까지 경영진 15%, 부서장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의 ESG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87개 사(지난해 6월 말 기준) 대상 ESG 경영 컨설팅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비전 아래 2050년까지 그룹 내부 및 자산포트폴리오 탄소배출 제로 달성, ESG 금융 100조원 지원 등 '플랜 제로 100'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3대 전략 및 9대 전략 과제를 통해 이를 이뤄가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경영 확대(E)·사회적 가치 창출(S)·투명경영 강화(G)라는 3대 전략이며 9대 전략과제는 녹색금융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환경경영 관리체계 강화, 사회적 금융 확대, 금융소비자 권익 증대, 인권 및 다양성 존중 문화 확립, ESG 금융 관리체계 강화, 투명한 ESG 정보 공시, ESG 거버넌스 고도화 등이 주된 내용이다.

주요 성과로는 지난해 말 기준 창업아카데미 188건, 기업 컨설팅 152건, 소상공인 컨설팅 424건, 멘토링 15건 등 ESG 금융지원액이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대비 지난해 4.6% 감축했다. 여성 임직원은 지난해 기준 관리자 41.4%, 임직원 55.6%를 기록했으며 오는 2030년 여성 관리자 및 임직원 5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더불어 2030년에는 지속이 가능한 성장을 위해 매 분기 모든 그룹장이 참여하는 ESG 추진협의회를 개최해 ESG 금융 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생 금융 등이 화두에 오르면서 ESG는 중요 경영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ESG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 금융이 국내 금융사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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