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요구에 롯데웰푸드·삼양식품도 화답…재출시 바람 일으킨 '팬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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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요구에 롯데웰푸드·삼양식품도 화답…재출시 바람 일으킨 '팬슈머'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7.1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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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8년 만에 재출시한 '립파이 초코' 100만갑 판매
삼양식품 단종 제품 재출시 이어 수출용 제품 국내 선봬
기획·제조 과정에 참여하는 '팬슈머' 영향력 커져
소비자 요구 반영한 리뉴얼·한정판 제품도 인기
롯데웰푸드 '립파이 초코' 연출 이미지.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 '립파이 초코' 연출 이미지. 사진=롯데웰푸드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식음료업계가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SNS를 비롯한 소통 채널 다양화에 따라 소비자의 직접적인 의견을 파악하기 용이해지면서, 실패 위험이 큰 신제품을 출시하기보다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는 추세다.

특히 영향력이 커진 '팬슈머'가 유통업계 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슈머는 팬(f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의 투자 및 제조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신종 소비자를 의미한다.

팬슈머의 요구에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해 선보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지난 5월 말 8년 전 단종된 '립파이'의 후속 제품 '립파이 초코'를 출시했다. 롯데웰푸드는 립파이 초코가 출시 50일만에 누적 판매 수량 기준으로 100만갑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4초마다 한 갑씩 판매된 셈으로, 길이로 환산하면 약 232km로 에베레스트산(약 8848m)을 약 13회 왕복할 수 있는 수치다. 롯데웰푸드는 출시 당시 예상했던 수량을 훨씬 웃도는 판매량에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립파이는 지난 2015년 단종됐으나, 립파이 팬 소비자들이 롯데웰푸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재출시 요청을 지속적으로 보내오면서 립파이 초코로 재출시됐다.

롯데웰푸드는 꾸준한 소비자의 요청에 걸맞은 립파이를 선보이기 위해 수십 차례의 현장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3년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트리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거쳤고, 과거 제품과 차별점인 초콜릿 코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뒤 제품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 측은 립파이 초코의 인기에 대해 "과거 ‘립파이’에 대한 추억과 함께 기존 제품보다 업그레이드된 맛과 품질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킨 것"이라며 "향후에도 꾸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닭볶음탕면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불닭볶음탕면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도 최근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불닭볶음탕면'을 재출시했다. 

2016년에 처음 출시된 불닭볶음탕면은 불닭의 맛에 걸쭉한 국물을 더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 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수출용 불닭볶음탕면을 직접 구입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이어졌다.

불닭볶음탕면은 삼양식품 공식 홈페이지에 재출시 관련 문의가 가장 많은 제품으로, 접수된 문의글이 1000건을 넘어가는 등 소비자들의 요청이 지속되자 삼양식품은 재판매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재출시된 불닭볶음탕면은 처음 출시했던 제품의 맛 그대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부터 전국의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에서 불닭볶음탕면의 봉지, 용기면을 모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삼양식품은 국내 판매 요청이 많았던 수출 전용 제품 '야키소바불닭볶음면'과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을 지난달 29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야키소바불닭볶음면과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은 각각 일본과 미국 시장 맞춤형으로 선보인 제품으로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맛을 불닭의 매운맛과 조화시킨 게 특징이다. 해당 제품들은 SNS 등을 통해 해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1월 말 일본에서 출시한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은 일본 대표 음식인 야키소바에 불닭의 매운맛을 접목시킨 제품으로 출시 2주만에 초도 물량 20만 개가 완판됐다. 현지서 인기를 끌자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일본 여행 필수 쇼핑 아이템으로 떠오른 바 있다.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은 작년 5월 미국에 첫 출시 이후 코스트코, 월마트 등 주류 채널에 입점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출국도 미국에서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빠르게 확대돼 현재 40여개 국가에서 판매중이다.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를 넘어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을 통해 해외 현지의 맛을 국내에서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수출 전용 제품을 국내에서도 출시하게 됐다”며 “불닭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국내외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종 제품 재출시 외에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소비자 요구에 맞춘 국물요리 리뉴얼 신제품 ‘비비고 소고기듬뿍 국물요리’ 3종을 출시했다. 비비고 국물요리를 시장 1위로 안착시킨 스테디셀러 메뉴인 육개장, 미역국, 설렁탕을 업그레이드해 내놓았다.

해당 제품들은 소비자가 국물요리에서 가장 원하는 ‘풍성한 건더기’를 확보,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이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반수(58%)가 간편식 국물요리 구매 이유로 ‘핵심 재료(고기), 채소 등 풍성한 건더기’를 꼽았고, ‘건더기가 부족할 때(48%)’가 불만족의 이유 1위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고기 양을 두 배로 늘렸다. 

비타500 제로. 사진=광동제약
비타500 제로 르세라핌 팝아트 에디션. 사진=광동제약

광동제약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제품 ‘비타500 제로 르세라핌 팝아트 에디션’을 오는 9월까지 한정 판매한다.

광동제약은 지난 3월 신제품 ‘비타500 제로’의 광고 모델로 르세라핌을 발탁한 바 있다. 이후 르세라핌의 이미지가 담긴 에디션 출시 요청이 잇따르자, 광동제약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한정판 제품은 비타500 제로 한 병당 멤버 1인의 모습이 새겨진 형태로 제작됐다. 10입·20입 박스 포장에는 팀 전원이 함께한 이미지가 인쇄됐다.

아울러 광동제약은 팬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멤버별 이미지에 어울리는 컬러를 라벨에 담거나 총 5개의 낱병 에디션을 수집하면 르세라핌 영문 그룹명이 완성되는 등의 재미 요소도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업계가 '팬슈머'의 의견을 경청하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며 "팬슈머의 의견을 반영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위험성이 큰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실패 위험은 줄이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는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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