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대급 엔저·증시 호황에 위험선호 증가…일본 주식 담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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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역대급 엔저·증시 호황에 위험선호 증가…일본 주식 담아볼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6.29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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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 일본 주식 보관금액 4.3조원…홍콩의 1.48배
엔·달러 환율 장중 144엔으로 7개월 만에 엔화가치 최저
일본 증시는 호황…연초 이후 TOPIX 20%·닛케이225 30% 올라
단기 급등에 따라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부담 될 수 있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달러당 엔화 환율이 144엔 중반까지 오르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에서도 일본 증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연초 이후 엔화는 떨어지고 일본 주식시장은 상승하면서 일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30억6526만달러(약 4조354억원)로 집계됐다. 홍콩(20억6766만달러)의 1.48배, 중국(13억7539만달러)의 2.22배에 달한다. 

이는 엔화 가치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4.48엔까지 올라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환율은 가치와 반대이므로, 이는 엔화 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초 이후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대비 유로존과 일본 등 미국 외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도쿄증권 주가지수(TOPIX)가 20% 상승하는 등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닛케이225지수 역시 올해 들어 연초 대비 30% 이상 급등했다. 

올해 들어 일본 TOPIX 지수는 지난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NH투자증권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탄 이유는 일본이 신냉전 규모의 수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탈중국으로 대변된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일본은 고위기술품목 공급망 핵심 후보지로 부상했다. 앞서 TSMC도 일본 구마모토에 10조원 규모의 신규 팹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일본은 인공지능(AI)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그리고 자동차 EV 전환에서는 뒤처지지만 반도체 소재, 기계와 로봇, 상사 등 산업재 전반에서는 최고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또 외국인직접투자(FDI) 역시 수년 전부터 유입되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로의 강한 외국인 자금 유입 배경은 일본은행 통화 정책 기조 유지 기대감과 함께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자금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면서 미-중간 갈등이 일본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증시 대표 대장주들은 연초 이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올해만 26.74% 올랐으며, 소니(28.38%), 미쓰비시(64.5%) 등도 상승했다. NTT(13.42%), 덴소(47.94%)의 상승률도 두 자리수를 기록했다. 

ETF도 강세다. 미국 증시의 대표적 일본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일본 ETF'는 11% 넘게 상승했으며, '재팬 헤지드 에쿼티 ETF'역시 올해만 26% 가량 상승했다. 이들은 도쿄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나 도요타, 미쓰비시 등 일본 우량주를 담고 있다. 

특히 일본 상장 ETF 중 순자산총액 규모가 큰 상품은 TOPIX, 닛케이225 등 일본 주식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다. 일본은행이 대표지수 추종 ETF 매수를 통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일본은행. 사진=연합뉴스
일본은행. 사진=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증시가 급등하면서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일본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것은 부담"이라며 "현재 일본 주식시장의 선행 PER은 14.7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을 큰 폭으로 상회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물가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BOJ의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에 따라 일본 주식시장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도쿄 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가 상승 방안을 제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기에 향후 일본 증시에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고배당 ETF(1489 JP)는 TOPIX 대비 포트폴리오 내 PBR 1배 미만 종목의 비중이 높아 주주환원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일본 내 주요 IT 기업 공장이 건설되면서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심의 일본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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