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에 힘주는 라면업계…'반짝 인기' 넘어 新성장 동력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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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면'에 힘주는 라면업계…'반짝 인기' 넘어 新성장 동력 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6.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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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해외용 건면브랜드 출시…밀양新공장서 생산
농심·풀무원 등 건면 라인업 확대 지속
'헬시플레저' 인기에 글로벌 성장세 가속화
삼양식품 '탱글' 불고기 알프레도 탱글루치니 제품 사진.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탱글' 불고기 알프레도 탱글루치니 제품 사진. 사진=삼양식품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라면시장에서 '건면'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맛있으면서 살이 덜 찌는 음식’의 수요가 늘었고, 이에 기존 라면보다 열량이 낮으면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건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주요 라면업계는 건면 제품을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26일 해외전용 건면브랜드 탱글(Tangle)을 선보이고, 신제품 탱글 불고기 알프레도 탱글루치니(Tangle Bulgogi Alfredo Tangluccine)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탱글 브랜드는 해외를 타겟으로 밀양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첫번째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다. 삼양식품의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303㎡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1년에 라면을 최대 6억 7000만개 생산할 수 있다.

주요 생산 품목은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불닭 시리즈와 탱글 제품이며, 내수용 쿠티크 브랜드 제품도 제조한다. 삼양식품은 앞서 지난해 12월 건면 브랜드 쿠티크 브랜드를 론칭하고 첫번째 제품으로 쿠티크 에센셜짜장을 선보인 바 있다. 쿠티크와 탱글의 면은 스팀으로 쪄서 고온으로 말리는 다른 건면과 달리 물에 삶아 장시간 저온으로 건조한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탱글 시리즈에 브랜드명 탱글(Tangle)과 넓적한 파스타인 페투치네(Fettuccine) 명칭을 더한 탱글루치니(Tangluccine)라는 새로운 네이밍을 적용해 파스타와의 유사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라면 카테고리와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또 모든 재료를 넣고 한 번에 조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외국의 식문화를 반영해 물을 버리지 않고 졸여서 간편하게 조리하는 레시피를 적용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탱글은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 판매를 위해 초도 물량 선적이 완료되었으며, 추후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아시아 등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탱글 브랜드를 통해 한국적인 맛을 가미한 파스타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K-파스타라는 신규 카테고리를 창출하고 신시장을 리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 건면 인기제품 3종 제품 사진. 사진=농심
농심 건면 인기제품 3종 제품 사진. 사진=농심

일찍이 건면 시장에 뛰어들어 입지를 넓히고 있는 기업은 농심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건면 매출은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농심의 대표 건면 제품은 2019년 출시된 '신라면 건면'이다. 해당 제품의 열량은 350kcal로 신라면(500kcal)보다 30% 낮다.

건면 열풍에 힘입어 농심은 지난해 8월 건면 신제품 ‘라면왕김통깨'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2달여 만에 1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농심은 지난 1997년 출시된 멸치칼국수를 비롯해 농심의 사출 건면 기술을 활용한 파스타 브랜드 '파스타랑'을 선보이는 등 건면 제품의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지난 2월 '배홍동비빔면'의 후속 제품으로 출시된 '배홍동쫄쫄면'에도 건면이 적용됐다.

풀무원 건면 제품 사진. 사진=풀무원

풀무원도 건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에 따르면 건면 브랜드 ‘자연건면’의 로스팅 라인은 2020년 론칭 후 매출 성장률 76%를 기록하며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했다. 풀무원은 로스팅 건면의 꾸준한 성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확장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로스팅 건면은 풀무원 라면의 중심인 ‘정·백·홍면’을 비롯해 ‘로스팅 짜장면’, ‘로스팅 짬뽕’, ‘로스팅 돈코츠 라멘’ 등 제품의 맛을 구현하는 데 로스팅 공법을 사용하여 맛을 진하고 또렷하게 만든 제품 라인을 통칭한다. 제품 별 판매 비중을 보면 로스팅 짜장면이 약 50%를 차지한다. 풀무원은 2020년 8월 'HTT 로스팅 공법'을 라면에 적용한 새로운 콘셉트의 ‘정·백·홍면’ 3종을 출시하며 건면 라면 사업을 재정비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로스팅 짜장면은 전체 풀무원 제품 중에서도 온라인 언급량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풀무원을 대표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라면시장 후발주자로서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각 제품을 기획했고, ‘로스팅’으로 색다른 색깔을 만들어 가는데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로스팅 라인업을 별미면, 중화면, 국탕면 등으로 지속해서 확대함으로써 하나의 브랜드로 론칭하고 정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개별 제품 전략으로 열량을 낮추는 등 건강 지향적인 제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도 제품을 꾸준히 알려나가며 맛이 또렷한 풀무원만의 로스팅 건면 라인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종남 풀무원식품 건면CM(Category Manager)은 “소비자들이 풀무원의 로스팅 건면에 만족해 재구매가 증가하는 등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향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로스팅 건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풀무원만의 영역을 확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체 라면 시장에서 건면 시장의 규모는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건면 시장은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약 2조원 규모의 전체 라면 시장에서 6% 수준이다. 

다만 업계가 건면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2015년 국내 건면 시장 규모는 629억원 수준으로 7년 새 2배 가량 커진 셈이다. 기존 유탕면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와 면 생산 라인 확보 등의 문제로 제품 라인업 확대에 부담이 따르지만 '헬시플레저' 트렌드의 지속된 인기로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건면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맛의 수준도 높아져 소비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건강식 수요도 높아지는 만큼 업계가 건면 제품 수출도 적극 검토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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