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의 경고…롯데케미칼 신용등급 AA+ 유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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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의 경고…롯데케미칼 신용등급 AA+ 유지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6.1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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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3사, 이달 말까지 정기신용평가 나서
'실적 악화' 롯데케미칼, 등급 하향 가능성 커져
롯데케미칼 등급에 렌탈·캐피탈 등 방향성 가릴 듯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롯데그룹 다른 계열사의 신용등급 역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신용등급 변동은 하락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한국신용평가 '2023년 1분기 신용등급 변동현황 분석 중 발췌)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이달 들어 정기 신용평가 기간에 들어간 가운데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의 주요 현금 창구 역할을 했던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커지면서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지만 이번 정기 평가에서 AA가 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그룹 신용도 우산, 롯데케미칼 '흔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신용도를 전망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그룹 내에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유일한 계열사로 그룹 전체 실적을 좌우 한다. 하지만 최근들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충격적인 75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22조2761억원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여파로 롯데그룹 전반의 실적이 크게 하향했다. 올해 1분기 역시 261억8300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한신평,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 3사는 지난해 말 진행한 정기 신용평가에서 롯데케미칼에대해 신용등급(AA+)에 '부정적' 전망을 달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화학부문의 원가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보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지에스화학, 롯데정밀화학, 케이피켐텍 등 자회사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납사분해공장(NCC) 설비투자 투자에 나섰다. 본사 뿐 아니라 자회사까지 평년 수준의 투자 규모를 크게 웃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을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익창출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신평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재무 건전성도 우려된다. 2021년말까지 무차입 상태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차입금이 6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현금과 금융상품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3조원을 넘겼다. 게다가 차입금 대부분이 단기성차입이라 올해 내 상환부담에 시달릴 형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도를 평가할 때 쓰는 대표적 레버리지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했고, 빚을 벌어서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순차입금/EBITA 배율도 0.12배에서 16.7배로 수직 상승했다. 보유 현금을 전부 빚을 갚는데 쓴다고 해도 16.7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13일 "올해 발생하는 영업현금흐름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까지 고려하면 재무안정성 유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신용등급 하락 땐 줄하향 불가피

롯데케미칼 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의 신용도를 둘러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롯데지주(AA)의 경우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AA-), 롯데제과(AA), 롯데칠성음료(AA) 등의 신용도를 중심으로 등급이 산정된다. 이 중 롯데케미칼의 비중이 상당했던 만큼 영향권에서 비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렌탈과 캐피탈의 신용등급 방향은 롯데케미칼과 직결돼 있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계열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자체 신용도 대비 1노치(notch) 높은 신용 등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 등급 하락은 롯데그룹 자체의 지원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으로 풀이돼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염두해 높였던 1노치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오토리스 등도 지난해 신용평가 하향 검토 대상에 롯데케미칼이 이름을 올리면서 등급 하향 전망이 나왔던 곳이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그룹 지원 주체의 신용도 하락은 그룹사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신용등급 변동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기평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은 롯데지주(AA), 롯데건설(A+), 롯데하이마트(AA-), 롯데렌탈(AA-), 홈플러스(BBB+), 한신공영(BBB+) 등으로 이번 정기평정을 통해 신용도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글로벌 경기 둔화, 고물가에 따른 제반 비용 상승, 비우호적인 조달여건 및 이자 비용 증가, 환율 변동성 확대, 건설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할 때 산업 전반의 사업환경 전망도 비우호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융부문은 부동산 PF 리스크로 수익성 및 자산건정성 저하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증권·할부리스 업종의 등급하향 압력이 높다"라며 "일반기업부문은 비우호적인 사업환경과 큰 폭의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건설·석유화학·의류 업종의 등급하향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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