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배송 강화·최저가 정책 유지로 차별화 나서
2021년 회계연도 적자전환…수익성 회복 관건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홈플러스가 신선식품과 온라인 배송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과 고객소비 데이터 활용을 통해 오프라인 식품 경쟁력을 높이고, 배송 서비스 다각화로 온라인 매출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이같은 노력을 돌파구로 실적 개선에 성공할 지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신선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데이터 기반의 품질 혁신을 택했다고 16일 밝혔다. 상품 평가의 기준이 되는 고객 눈높이에 맞춰 신선 품질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신선 품질 경쟁력 강화’ 4대 목표를 ▲내부 검품 기준 상향(상품화 기준 세분화·산지 원물 점검), ▲판매 적정 기간 관리 ▲공정·포장·물류 이동 최적화(선도 저하 예방), ▲산지 다변화로 정하고 신선 주요 품목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을 거쳤다.
신선식품 트렌드를 비롯해 매출 상위 품목 빅데이터와 채널별 고객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검품 기준을 높이고, 수요가 낮은 상품군은 고객 소비 패턴과 상품 후기를 분석해 판매 적정 기간을 재설정했다.
또 바이어와 협력사 담당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맛 평가’ 제도를 도입했으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품목을 집중 관리해 개체별 편차를 줄인다. 점포별로 상품 신선도를 관리하는 전문 인력 ‘신선지킴이’를 1명씩 배치해 선도 저하 상품 선별 작업을 상시 진행한다.
고객이 신선식품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100% 교환·환불해 주는 '신선 A/S' 제도(2018년 3월 도입)도 지속 시행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으로 온·오프라인 각 채널별 객수와 매출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식품 구색을 보다 강화한 메가푸드마켓 주요 점포 5개점의 지난해 10~12월 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2% 늘고, 과일과 축산 품목 매출은 각 68%, 69%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을 앞두고 메가푸드마켓 전 점포의 신선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 1~12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신장했다.
지난해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을 완료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3개 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7% 신장했으며(각 점포 리뉴얼 오픈 후 4주 기준), 지난해 10~12월 ‘홈플러스 온라인’ 신선 품목 매출 역시 전년보다 약 38% 뛰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품질의 신선식품을 선호하는 고객 관점에서 신선 품질 관리망을 촘촘하게 설계했다”며 “홈플러스만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마트'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홈플러스는 올해도 초대형 식품전문매장 콘셉트의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을 지속 진행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문을 연 야탑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6개의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했다.
리뉴얼 오픈한 매장들은 각 오픈 시점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높아진 매출 신장률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플래그십 스토어’인 강서점의 경우 약 80% 매출신장률을 보이며 방문객 수는 약 75%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 배송의 핵심 과제를 ‘스피드(Speed)’와 ‘고객 맞춤(Customized)’으로 온라인 배송 업계 최강자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 이커머스 업계에 비교적 약세를 보여온 마트 온라인 배송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2017년 이후 온라인 매출이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하며 2021 회계연도 기준(2021.3~2022.2)으로는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10~12월의 온라인 매출과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4% 신장했다.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맞춤배송’과 ‘마트직송’, ‘오늘밤 마트직송’, ‘즉시배송’ 등 배송 서비스 다각화로 고객층 선점 및 확보에 경쟁우위를 보였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은 크게 2가지 트랙으로, 전국 121개 대형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마트직송’과 253개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 한 ‘1시간 즉시배송’이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지난해 시행한 ‘AI 최저가격’, ‘물가안정 최저가 보상제’, ‘물가안정 365’ 등의 최저가 정책을 올해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경쟁력 확보에 나선 이유는 역성장의 고리를 끊기 위함이다. 홈플러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9년 회계연도부터 계속 줄어들다 2021년 회계연도에서 적자전환했다. 2021년 회계연도 매출은 6조 4807억원, 영업손실은 1335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3월~5월)까지도 56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행 중인 최저가 판매 정책 역시 당장의 집객 효과를 불러일으켜 매출을 키울 수는 있지만 실적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저가 정책 유지를 위해서는 마트 측이 마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쟁적으로 최저가 정책을 펼쳤던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최근 관련 프로모션을 속속 중단한 이유도 여기 있다.
지난해 8월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하며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응 지연으로 사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등 수익창출력이 저하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업계는 수익성 회복에 난항을 겪는 홈플러스가 체질 개선의 돌파구로 신선식품과 온라인 배송 강화에 나섰다고 풀이한다. 이에 따라 메가푸드마켓 전환에 속도를 더하고 빠른 배송을 필두로 한 퀵커머스 사업 또한 올해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실제로 메가푸드마켓의 매출 성장세와 온라인 배송을 통한 타 대형마트사와의 차별화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다.
시장 관계자는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와 체험 공간을 확대한 점포 리뉴얼,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온라인 성장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성장 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투자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대형마트업은 고정비 지출이 큰 만큼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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