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0원대로 낮아진 원·달러 환율...'킹달러' 흔들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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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원대로 낮아진 원·달러 환율...'킹달러' 흔들리는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1.08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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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기침체 우려 해소에 유로화 등 일제히 반등
연준 피봇 기대감도 달러화 강세 완화에 일조
통화정책 차별화 영향력도 예전보다 크게 약화 
한 때 '갓달러'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초강세 흐름을 보이던 달러화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때 '갓달러'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초강세 흐름을 보이던 달러화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380원대까지 내려앉았는데, 이는 지난 9월21일 이후 한 달 여만에 처음이다. 

한 때 '킹달러'를 넘어선 '갓달러'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초강세 흐름을 보이던 달러화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380원대까지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 

8일(한국시간) 오전 11시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3.1원 하락한 1388.1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18원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1380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7일(현지시간) 기준 110.113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9월27일 최고치(114.106)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최근 들어 달러화 흐름이 주춤한 대표적인 이유로는 위험자산 선호심리의 부활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의 심리가 크게 호전된 것이 달러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시장이 위험자산 선호 흐름으로 돌아섬에 따라 유로화 및 파운드화는 급등하고 달러화는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지속적인 기대감에 유럽증시가 상승하고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또한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심리 현상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가 초강세 흐름을 보이던 지난 8월말 당시 유럽지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 가치를 밑도는 현상까지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지표와, 에너지 가격 안정화로 인해 경기에 대한 우려는 크게 줄었다.

실제로 7일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6% 증가했는데, 이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0.1% 증가)를 상회한 것이다. 앞서 발표된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는 0.2%를 기록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0.1%)를 웃돌았다. 

BK 자산운용의 캐시 리엔은 "3분기 유로존이 0.2%의 성장률을 보인 점 뿐만 아니라 독일 산업생산 데이터 또한 나쁘지 않았다"며 "중국의 코로나19 대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 또한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피봇 기대감도 달러화 강세 완화에 일조 

달러화 강세 흐름이 주춤해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피봇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종 금리가 이전 금리보다 더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 태도를 보였으나, 최종금리와 관련한 논란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미 연준이 '더 높이, 더 길게'를 강조했지만 최종 금리인상 수준 논란이 확대되고 있음은 금리인상 사이클의 조율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금리인상 속도 논쟁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관련한 논란이 나타나고 있음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 고용지표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0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수는 26만1000개로 예상치를 웃돌았고, 시간당 임금이 계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했으나, 실업률이 3.7%로 상승한 점은 주목할 만 하다는 것.

CNBC는 "실업률의 상승 등 일부 고용시장이 주춤해지는 조짐을 보이자 연준의 피봇이 눈앞에 다가와 달러의 잠재적 이득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부채질했다"고 평가했다. 

각국 통화정책 차별화 영향도 예전보다 낮아져 

여타 중앙은행과의 통화정책 차별화 영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최근의 달러화 강세 흐름이 주춤해진 이유로 꼽힌다. 

미 연준을 비롯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자이언트 스텝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캐나다 및 호주 등 여타 중앙은행들은 이미 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 상황이다. 

캐나다는 자이언트 스텝에서 빅스텝으로 전환했고, 호주는 빅스텝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전환한 바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경우 금리인상 사이클이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박 연구위원은 "일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소위 피봇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는 약세보다는 반등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즉 미 연준과의 정책금리 차가 확대, 즉 통화 정책 차별화 현상이 심화됐지만 캐나다 달러와 호주달러, 헤알화 가치는 상승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화정책의 차별화 영향이 약화되는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사이클에 동조하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조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변화되고 있다"며 "물가흐름 및 경기 차별화 등 금리정책 동조화 현상이 약화되고 있음에 금융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한 금융시장 내 긴장감을 완화시키면서 달러화 초강세 현상의 완화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강세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일각에서는 최근 달러화 강세 흐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달러 강세 흐름은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호주의 커먼웰스뱅크 전략가들은 "미국의 최종금리가 높아지만 주요 국가들과의 금리차이는 더욱 확대될 수 있고, 이는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아직 달러 강세를 얕보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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