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인플레 완화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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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인플레 완화에 도움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0.19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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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PR 최소 1000만~1500만배럴 추가 방출 검토
"유가 단기적으로는 안정되겠지만 내년에는 더 오를 듯"
지나치게 낮아진 원유 재고가 오히려 위험하다는 지적도  
미국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 추가 방출에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 추가 방출에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 추가 방출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유가가 2023년 말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 행정부, SPR 최소 1000만~1500만배럴 추가 방출

주요 해외 언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비축유 최소 1000만~1500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주 해당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여전히 식지 않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관계가 깊다. 최근 경제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뜨거움을 시사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대규모 감산을 결정하면서 유가가 재차 오르고 있다.

이에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방책으로 전략비축유의 추가 방출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말에 6개월간 하루 100만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승인한 바 있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총 1억6500만배럴 가량이 방출됐으며, 연말까지 추가로 1500만배럴을 방출하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시장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1억8000만배럴이 모두 방출되는 것이다. 백악관 측은 휘발유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추가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가는 즉각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64달러(3.09%) 하락한 배럴당 82.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9월30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분석가들 "실질적 공급에는 제한적 영향"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장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실질적인 공급에는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질적인 공급증가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석유업계가 생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높은 유가로 이익이 극대화된 석유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석유 분석가들은 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지만, 세계 석유 시장의 수급에는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에스팩츠의 연구 책임자인 암리타 센은 "(대규모 감산 조치가 나온) OPEC+ 정례회의 이후 미 행정부의 대응을 볼 필요가 있었다"며 "그리고 그것은 SPR을 더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난 듯 하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낮아진 원유 재고는 오히려 위험하다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 급등시마다 SPR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미 원유 재고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막상 실질적인 위기 상황이 도래했을 경우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우려다. 실제로 최근 에너지정보청(EIA) 통계에 따르면 10월 첫째주 원유 재고는 4억900만배럴로 198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가들은 백악관이 에너지 위기를 진정시키고 완화하기 위해 SPR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지정학적 충돌이 정점에 달하면서 SPR이 40% 이상 감소, 잠재적으로는 더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언급했다. 

샌포드C. 번스타인의 선임 에너지 분석가인 닐 베버리지는 "유가는 연말까지 배럴당 90달러 정도에 머무를 수 있지만 내년에는 더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OPEC+의 대규모 감산은 중국의 경제가 팬데믹 봉쇄에서 벗어나면서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와 맞물려 석유 공급의 새로운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2023년 말까지 유가를 배럴당 120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러한 시기에는 SPR 방출이 정말로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이 시기에 SPR이 부분적으로 소진됐다면, 이는 오히려 유가의 수급 불안을 자극해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백악관 역시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 측은 비축량의 보충과 석유수출을 제한할 지 여부를 함께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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