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화 가치 24년래 최저 수준...당분간 약세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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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가치 24년래 최저 수준...당분간 약세 지속될 듯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0.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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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장중 146엔 넘어서...24년래 최저치
달러 인덱스는 113선 넘으며 재차 상승세
13일 미국 CPI 여전히 높다면 엔화 약세 압력 더 커질 듯 
엔·달러 환율은 12일 오전 한 때 24년만에 처음으로 146엔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엔·달러 환율은 12일 오전 한 때 24년만에 처음으로 146엔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인 반면 일본 엔화는 2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의 정책차가 이같은 흐름을 초래한 가운데 1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엔·달러 146엔 돌파...엔화 24년래 최저 수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일 한 때 113.5선까지 올랐다. 10월 초 한 때 110.0선까지 낮아졌던 달러인덱스는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면서 지난달 말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114.78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24년만에 처음으로 146엔을 넘어섰다. 12일 오전 한 때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6.23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199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 강세와 엔화의 약세는 양국의 금리차로 인한 결과다. 오는 13일 미국의 9월 CPI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탄탄했던 고용지표에 이어 물가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긴축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중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시장에서는 내년 봄 구로다 총재의 10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구로다 총재의 임기를 조기에 종료하거나, 통화완화 정책을 끝내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었지만, 이같은 추측을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  

FT는 "기시다 총리가 엔화가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의 초완화 통화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엔·달러 환율이 2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도움을 준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 기조는 엔화 약세를 이용해 수출과 관광을 활성화하는 정부 조치로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가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한다면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의 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엔화를 더욱 약세로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의 레이 애트릴 외환전략 책임자는 "위험회피 심리에 달러화로 수요가 몰리고, 기시다 총리가 일본은행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엔·달러 환율이 더욱 치솟는 것은 정당한 움직임"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여기서 추가적으로 빠르게 상승한다면 우리는 또다른 개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 시장개입 여부 관건 

전문가들은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1998년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환율 시장에 개입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바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달러화를 대량 매각하고 엔화를 사들였는데, 이로 인해 장중 145.90엔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순식간에 140.3엔까지 내려간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엔화가 당시 수준을 밑돌고 있는 만큼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개입할지, 개입한다면 언제 개입할지에 대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계속해서 외환시장 동향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최근의 움직임이 극단적인 흐름이 아니라며, 정부가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만한 설득력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입장이다. 

도쿄의 트레이더스증권의 매니징 디렉터인 요시오 이구치는 "목요일 예정된 미국의 CPI가 어느 쪽으로든 방향성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트레이더들을 중심으로 관망 심리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는 강세 흐름 이어갈 듯"

한편 달러화는 지속적으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류 베일리 총재가 시장 개입을 계획대로 14일에 끝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파운드화는 2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으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엔화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CNBC는 "BOE가 전세계 시장 변동성을 재점화하고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했다"며 "이로 인해 파운드화는 2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달러화는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토론토 실버골드불의 에리크 브레 외환 담당 이사는 "좋은 소식이 나올 때까지 위험회피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나는 이것이 달러를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고, 현재 추세 또한 확실히 달러 강세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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