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의 '환경 경영' 핵심 키워드는...'실천가능' 과 '목표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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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환경 경영' 핵심 키워드는...'실천가능' 과 '목표달성'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9.13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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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환경경영전략 이주 발표
탄소중립 목표·RE100 선언할 듯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중 '환경 경영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환경 경영전략을 이르면 이번 주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복권 후 탄력을 받고 있는 '뉴삼성'의 한 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환경 경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RE100 가입을 선언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100 가입 늦어진 이유는

13일 재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르면 이번 주 중 삼성전자는 2050 탄소 중립 달성과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을 선언할 계획이다.

글로벌 트렌드를 감안할 때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RE100 가입은 이미 예견된 일에 가깝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초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실천 가능하고 달성 가능성이 뚜렷한 것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RE100 가입 여부는) 큰 비전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때 들으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은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RE100 가입을 선언하지 않았다. 때문에 경쟁 업체와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우려를 키웠다. 실제로 2020년 7월 삼성의 경쟁사인 대만 반도체회사 TSMC는 일찌감치 RE100에 가입했다. 

재계 관계자는 "TSMC가 2년여 앞서 RE100 가입을 선언할 수 있었던 건 대만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TSMC가 덴마크 풍력기업 오스테드와 920MW급 해상풍력 발전소로부터 20년 동안 전력을 구매하는 PPA 계약을 체결할 당시 대만  정부는 송전망 이용료의 90%를 부담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높은 건설비용 탓에 태양광에 비해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친환경 에너지 공급원으로 꼽히는 풍력 발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전력구매계약(PPA)으로 재생에너지 구입 때 한국전력공사에 지불해야 하는 송배전망 이용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한전이 지난해 국정감사 대 제출한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PPA로 전력 조달 때 1kWh 당 구매단가가 태양광은 176원, 풍력은 205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107원의 1.5~2배 수준이다.   

재계는 재생에너지 등 환경 산업 촉진을 위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7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만나 “최근 주요국의 기후펀드 규모가 2배씩 성장하는 등 글로벌 자산이 탄소중립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의 더 많은 투자와 창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규제 걸림돌 해소를 비롯해 정부의 명확한 정책 시그널과 경제적 보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관건은 한국과 베트남 사업장

삼성이 마냥 손을 놓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18년 6월 삼성전자도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내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은 재생에너지 구매가 가능한 지역에서 구매를 늘리고 협력업체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지원하는 등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가입해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사업장은 2019년부터 모든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대체했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녹색요금제 전력구매계약(PPA) 직접 투자 등을 활용해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RE100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7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부터 미국과 중국 반도체 사업장의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멕시코 사업장의 경우 2020년 4.3%에 불과하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지난해 한 해 동안 71%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재생에너지 사용량도 5278GWh로 2020년의 4030GWh보다 31% 늘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세계 총 전력 사용량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의 주요 생산 시설이 여전히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탈탄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탄소 감축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의 기금운용자회사인 APG(All Pension Group)는 삼성의 '늑장 대응'을 꼬집으며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글로벌 위상에 비해 기후 대응은 후진적"이라고 지적했다.

APG는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탄소 배출량은 8.7%로 동종업계인 애플의 0.3%보다 현저히 높다고 강조했다. APG는 "상승하는 탄소 배출 비용으로 탄소 감축을 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기업 가치가 줄어들 위험성에 노출돼 있어 투자자로서 탄소 감축을 신속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등 글로벌 환경단체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를 통해 탄소 배출량과 전기·냉방 등 에너지를 통해 발생하는 간접 탄소 배출량을 모두 합쳐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 재활용과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 등 탄소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진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6월 펴낸 '삼성전자 100% 재생에너지 로드맵'을 토대로 삼성의 '환경 전략'을 유추해 보면 크게 4가지 방법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한국과 베트남에서의 재생에너지 달성 목표 수립 ▲공장 인근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 협력업체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한국형 발전차액지원 제도(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을 고정가격에 매입해 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제도) 등 지역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효과적인 제도 활용 ▲재생에너지 친화적인 정책과 투자 사업을 정부, 전력회사, 계열사 등과 함께 병행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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